19일에 휘리릭 읽었다. 꼼꼼하게 읽을 거리도 없었다. 제목부터 영화제목이 연상이 되어 약간 통속적이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는데 빗나가지 않았다.
작가가 설정한 중에 주인공인 미자씨와 조연인 성지가 현실감은 주고 있지만 특히 미자씨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아이들이 먹던 사탕도 빼앗아 먹을 정도로 정신이 나간 여자가 어떻게 야채 장수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아주 제정신을 차린 여자로 너무도 쉽게 변화가 되는 모습에서 편한 변모를 시도하였군 싶었다. 성지도 자기 혼자 삶을 꾸리는 아이라면 그리고 상처가 있는 아이라면 그렇게 친절하게 치약에 대한 것도 동태찌개에 관한 레시피도 출력을 해서 아웅다웅 하면서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상투적이고 관념적으로 처리를 했구나하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다. 생태 한두 마리 보내줄 수 있다. 삶이 딱하니까. 그런데 순전히 치약으로 도배질을 하다시피 하는 것에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치약은 이만 닦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치약 설명서도 아니고, 이를 닦으면 행복해진다는 치과의사들을 위한 선전광고도 아닌데 왜 그리 작가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면서 길게 배치를 하고 있었는지 너무도 쉬운 대답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자기도 모르게 썼다는데 더 이상 무슨 소리를 할 수 있을까. 비평가들은 비평하고 자기는 작가이니 이렇게 저렇게 쓸 수 있는 것이고, 독자들은 만가지로 생각해서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한다면 더 이상 작품을 가지고 할 말은 없다. 아니 대화 자체를 봉쇄하는 말들이다. 작품을 만가지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깊이가 있다라고 생각하나 싶어서 어이가 없었다.
미자씨같이 모자른 사람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어라 라는 메시지 외에는 찾을 건덕지가 없는데 무슨 만가지를 말하고 있는지 싶었다.
또 하나 그림책도 아니면서 그림이 압도를 하는데, 주인공 이미지가 그림과 텍스트가 너무 다르다. 도대체 그림작가는 작품을 제대로 읽은거야 아니면 텍스트에서 개성이 부족해서 캐릭터처럼 그린 거야 갸우뚱하게 했다.
알라딘에 검색을 해보니 감동 그 자체라고 난리도 아니다. 이런 작품에 감동을 받다니 싶었다. 가장 최악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점점 내려가서 유아그림책을 하고 싶다면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 만남 중에서 가장 거만하고 오만하고 방자한 태도를 보고 깜짝 놀랬다. 인세가 어느 정도 들어온다고, 잘 나가는 작가라는 평가에 쉽게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어 참으로 기분이 나빴다. 그 동안 보낸 애정을 걷어들이고 싶을 정도였다. 나의 반면 교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누구는 그랬다. 그 정도면 글 잘쓰잖아. 동의하지 못한다. 그 정도로 쓰면 안되니까. 우리가 바라고 소망하는 작가로서 좀 더 치열해지기를 바라는 것을 지나치다고 나무람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내리막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 아닐까. 이번 작품은 내게는 가장 졸작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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