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룡 "MBC 좌빨 80% 척결했다"
신동아 인터뷰 파장 예고, MBC 장악 시나리오 설명
2010년 03월 17일 (수) 20:20:35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신동아 인터뷰에서 "엄 사장이 나가면서 이제 공영방송을 위한 8부 능선은 넘어섰다"며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 전망이다.
김우룡 이사장은 17일 발간된 신동아 4월호 기사<"김재철 사장, '큰 집'에 불려가 조인트 맞고 깨진 뒤 좌파 정리했다">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난 해 이사장 취임 당시부터 엄기영 사장 사퇴 압박·김재철 사장 내정 과정의 비화를 밝혔다.
특히 김 이사장은 지난 8일 관계사(19개 지역 MBC·자회사) 인선과 관련해 "대학살이 시작됐다"며 권력 기관의 인선 개입을 시사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며 "큰집도 (김 사장을)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밝혔다. 그는 '큰집'과 관련해 "만났다는 걸 확정적으로 쓰면 안 된다. 그런 얘기가 있다고만 해야 한다"고 밝혀 구체적인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다.
김 이사장은 이번 MBC 인선에 본격 개입한 사실도 시인했다. 그는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거"라며 "지금은 기본적으로 그만두는 사람, 1억~2억 원의 퇴직금이 문제가 아니고 (좌파의) 물을 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이사장은 이번 '청소'에 김 사장과 교감이 있었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대체적인 그림은 만나서 그려줬다"라며 "사장으로 선임하자마자 바로 불러서 얘기했다. 김 사장은 내 면전에서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사장의 선임 배경으로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는 게 첫 번째 기준"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향후에도 김 이사장은 MBC 내부 사안에 적극 개입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어제 인사로, 내부에 있는 중간 간부들은 그 다음 문제"라며 "김재철이 청소부 역할을 해야 하는데"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이 구체적으로 '청소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향후 <PD수첩> 등을 겨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현재 MBC의 현실에 대해 신동아에서 "MBC가 언론자유라는 이름으로 좌편향 되는 10년이었다"며 "하이라이트가 PD수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엄기영 사장의 사퇴·본부장 사퇴에도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내가 사실 지난해 8월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다"며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을 때부터 (내가) MBC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10일 임원들의 일괄 사표에 대해서도 "그전에 내가 엄 사장에게 '문 걸어 잠그고 이사들 사표 받아오라'고 시켰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미디어스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신동아> 보도에 대해 "(청와대와의 인사 협의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김우룡 이사장과 신동아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이번 신동아 인터뷰는 지난 2월 9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3월 9일 방문진 이사장실에서 이뤄진 결과다.
김재철 사장 관련
- 엄기영 전 사장이 사표를 낸 뒤 MBC 문제가 정리될 줄 알았는데 김재철 사장이 임명된 이후 갈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럭비공이 하나 들어와서…."
-신동아는 "김 이사장은 김재철 사장의 선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흠결이 없는 사람, MBC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어차피 1년짜리 사장인데, 아무리 빼어난 CEO라고 해도 MBC를 이해하는 데도 1년은 걸릴 겁니다. 그러나 일단 MBC 출신이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내부 발탁입니다. 그 다음에 공정방송을 할 의지가 있는가, MBC 발전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나, 정치적 편향은 없나, 이런 몇 가지를 보고 판단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문화진흥회와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냐는 겁니다.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는 게 첫 번째 기준이었다는 겁니다."
"(김재철 사장의) 지금 언행이 많은 사람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지만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조기에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 거기에만 너무 집착하다가 저지른 실수 혹은 과오다. 두 번째는 지역 방송 사장을 오래 하다보니 경험이 훈련이 덜 되어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사장의 역할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언제까지 신뢰할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두 이사와 관련된 문제를 이사장인 나와 협의한 것처럼 (김 사장이)흘리고 다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황희만 보도본부장을 특임이사로 보직 이동하는 건 사장이 할수 있는 일입니다. 솔직히 기분은 아주 나쁘지만, 하지만 본부장 및 이사 인사를 노동조합과 협상한 것은 사장이 인사권을 포기한 것입니다. 사장이 자기 방에 들어가기 위해 인사권을 (노조에) 바친다는 건 논리적으로 안 맞아요."
- 사장단·임원 인사가 논란을 일으켰는데….
"어제(3월8일)부터 대학살이 시작됐죠. 인사가 잘됐다고 할 수 없지만, 공정방송을 실현하고 무능한 사람을 정리하고, 특정 정권에 빌붙은 사람을 척결한다는 의미에서는 80점 정도는 되는 인사라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혼자 한) 인사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김 사장이 좌파들한테 얼마나 휘둘렸는데. 큰집도 (김사장을)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입니다.)"
- 김 사장이 큰집에 갔다 왔나요?
"큰집에 들어갈 수 있어? 밖으로 불러내서…, (김 사장이) 좌파들 끌어안고 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습니다. 어제 인사로, 내부에 있는 중간간부들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방문진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지만, 내가 이걸 거부했으면 당장 '방문진, 김재철 사장 인사안 거부' 이렇게 (보도가) 나왔을 것 아냐. 그러면 김재철은 코너에 몰리게 됩니다. 그러면 김재철을 임명한 방문진에도 부담이 되고, 김재철이 청소부 역할을 해야 하는데…."
- 김재철 사장이 청소부?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거야. 그 점은 인정을 해야 돼요. 물론 김재철이 안 하려고 했지, 그걸로 (김재철 사장은) 1차적인 소임을 한 거야. 일부에서는 사람을 너무 많이 내보내면 퇴직금 문제도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기본적으로 그만두는 사람, 1억~2억 원의 퇴직금이 문제가 아니고 (좌파의) 물을 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언제 김 사장에게 그런 뜻을 전했나요?
"대체적인 그림은 만나서 그려줬지. 둘만 만난 일은 없지만. 사장으로 선임하자마자 바로 불러서 얘기했어요. 김 사장은 내 면전에서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고."
-80% 만족하는 인사? 부족한 20%는 뭔가요.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일부 있고, 보도 분야 출신이 너무 많다는 문제가 있어요. 마산-진주 통합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김 사장 자기의 정책인데 그 문제는 더 이상 떠들지 말라고 내가 그랬어요. '한 군데를 제대로 하기도 어렵다'고 말이죠. 진주가 마산 밑으로 가는 모양새가 됐는데, 한 마디로 웃기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주주도 다르고 구성원의 성격도 다 다른데…."
- (마산 진주 MBC 통폐합은)말렸는데도 (사장이)강행을 한 거군요.
"내가 끝까지 말렸는데 고집을 부렸어. 지방사 사장 인사는 방문진과 협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아무리 말려도 하겠다는 거야. 이런 전환기에는 논란을 잠재우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만 키우고 있는 거죠. 일의 우선순위도 맞지 않고 상식에도 맞지 않고. 방문진 정책도 나와야 하고 방통위 승인사항인데, 호출부호도 다르잖아요. 이런 것을 통합하는 문제는 MBC 혼자 결정할 사항이 아닙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진주 MBC 사장을 선임하는게 옳고 그렇게 할 겁니다."
- 김재철 사장 체제도 만만치 않네요.
"(방문진이) 개망신을 당했지만 김 사장이 아직 대형사고는 안 쳤다고 판단합니다. 더 큰 사고도 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켜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지켜볼지는 모르지만. 방문진이 뽑은 사장이니 일단 믿고 맡긴다. 엄 사장이 나가면서 이제 공영방송을 위한 8부 능선은 넘어섰다.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건 임기가 1년이라는 것이고, 본인이 재선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는 겁니다. 내가 이 상황에서 신임을 안 하는 모양새를 보이면 판이 깨지게 되어 있거든요."
2월 엄기영 전 사장 사퇴 관련
2월 9일 인터뷰에 따르면, 신동아는 "엄 전 사장은 2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방문진이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하자, 김우룡 이사장은 "뭐긴 뭐냐, 나가라는 것이지. 어차피 내보내려고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 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했다"고 말했다.
- 사실상 예정됐던 일이군요.
"내가 사실 지난해 8월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어요. 하지만 정무적인 판단으로 미룬 겁니다.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을 때부터 (내가) MBC 문제를 계속 제기했습니다. 전략이었죠."
- 어떤 정무적인 판단을 하신 것인지.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고 또 정운찬 총리 임명문제도 있고 해서…."
- 엄 전 사장의 사퇴는 예상하신 건가요.
"솔직히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어요. 그때까지도 안 나가면 해임하려고 했어요."
- MBC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셨나요?
"MBC는 콜럼버스와 같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아는 X가 하나도 없어요."
2월 MBC 보도 본부장 선임 관련
김우룡 이사장은 "(당시)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있었다. 비판적 시민사회 인사가 참여하는 PD수첩 진상조사 위원회를 구성하고 올바른 노사관계를 정립한다는 약속을 하는 경우 권재홍으로 갈 수 있지만, 그게 아니면 황희만으로 한다는 게 당시 합의된 내용이다. 그것도 내가 직접 한 게 아니고 한 이사가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면서 했다. 그런데 끝내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황희만으로 간 것이다.(사실) 권재홍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었다. 합의하고도 직전에 바꿀 수 있다. 합의가 법률은 아니지 않나"고 밝혔다.
반면, 엄기영 전 사장은 "토요일(2월6일)에 방문진 000 이사를 만났습니다. 'PD수첩 진상조사해라'는 등의 조건을 얘기하더라구요. 그게 되면 권재홍, 안우정을 밀 수 있다고. 저는 'PD수첩과 권재홍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따지면서 답은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날 오후 늦게 김 이사장과 전화를 했어요. 김 이사장이 '이제 됐다. 더 미룰 수 없으니(권재홍, 안우정 인성에 대해) 엄 사장이 직접 설명을 해라. 그냥 빨리 해치우자'고 하더라구요. 전 '이제 됐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나서 권재홍 기자와 안우정 국장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두 사람 모두 '방문진에서 (이사 선임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날 이들과 인사문제까지 논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오전 11시쯤 방문진 000 이사가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는 '권재홍이 보도본부장을 사퇴했다'는 겁니다. 전화를 끊고 바로 권 기자에게 전화를 했죠. 그랬더니 권 기자가 김 이사장이 직접 전화를 해서 '보도본부장 (취임을) 축하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것저것 걸림돌이 많다. (보도본부장)을 나중에 해도 되지 않느냐'고 했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권 기자는 김 이사장에게 '내가 걸림돌이 되면 그만두면 되는 것 아니냐. 내가 언제 보도본부장 하겠다고 했냐'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권 기자의 이 말을 김 이사장은 '권재홍이 사퇴했다'고 기정사실화 한 거죠. 내가 김 이사장을 부도덕한 인물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만약 권 기자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사장인 나에게 전화를 하는게 맞죠."
지난해 11월27일 MB·엄기영 만남 관련
신동아는 "지난해 11월27일, 이명박 대통령은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 대화'를 마친 뒤 MBC 경영진, 수행한 청와대 참모 등과 막걸리를 마시며 1시간 가까이 담소를 나눴다"며 "김 이사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중요한 일이 있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엄 사장의 거취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엄 사장 사이에 의미심장한 대화가 오갔다"는 것이다. 반면, 엄 사장은 "대통령과 그런 대화를 나눈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 지난해 12월10일 엄 전 사장이 낸 사표를 반려하셨죠.
"대통령이 엄 사장과 막걸리 먹으면서 '조만간 엄 사장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언질을 줬지. 그리고 며칠 뒤 엄 사장이 자기와 본부장들 사표를 (나에게) 들고 왔어. 그전에 내가 엄 사장에게 '문 걸어 잠그고 이사들 사표 받아오라'고 시켰거든. 엄 사장은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자기 사표는 반려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거지."
- 사표 수리가 안 될 것으로 알고 사표를 냈다?
"감을 잡았지."
- 그런데 이후에도 갈등은 계속됐죠.
"(엄 사장과) 얘기가 잘될 줄 알았지. 그런데 얘기가 잘 안 되더라고. 내 앞에서는 네네~ 하면서, 돌아서면 뒤통수를 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사표를 내게 했지."
최초입력 : 2010-03-17 20:20:35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보수신문도 “큰집 조인트” 비판
[아침신문솎아보기] 중앙 “독도 논란, 선거 득 보자는 속셈”
2010년 03월 19일 (금) 08:22:05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에 한명숙, 사법부, 무상급식 이슈가 실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공판에서 “공소장에 기재된 ‘건네줬다’ 표현은 구체적 행위를 특정하지 못한다”며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검토해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 변호인단이 재판부에 ‘곽영욱 전 사장이 법정에 와서 진술 달라졌는데 공소장 그대로 유지할지’를 물은 결과다.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권고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경향 세계 중앙 한겨레)
대법원이 최근 한나라당의 법원 제도 개선안에 대해 “사법부를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사법부가 입법부에 대해 반대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향, 국민, 세계, 조선, 중앙, 한국)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여당이 2012년까지 농촌, 어촌, 산촌, 도시 저소득층 가정의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생의 전원 무상급식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2012년까지 소득분위 하위 70%가구의 만0~5세 취학 전 아동 보육비와 유아교육비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키고 했다. (국민 서울 동아 한국)
특히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신동아 인터뷰에서 “큰집”, “MBC 좌빨 80% 척결” 등을 언급한 것을 두고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조선 중앙도 발언의 책임을 물었다. 김 이사장이 오늘 오후 2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거취 표명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3월19일 경향 3면 만평.
다음은 19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한명숙 공소장’ 법원, 변경 권고>
국민일보 <저소득층 초· 중생 전원 무상급식>
동아일보 <황사도 ‘재난’ 농축산 피해 정부가 보상>
서울신문 <성폭력 청소년 재범률 성인 3배>
세계일보 <대법, 여 사법개혁안 강력 비판>
조선일보 <여 ‘법원 개선안’ 대법, 정면 비판>
중앙일보 <이용훈의 반격>
한겨레 <선관위, 무상급식 운동 금지/“학생기본권 확보 족쇄” 반발>
한국일보 <사법개혁 ‘정면충돌’>
한겨레 “청와대 MBC 장악 음모 드러나” 1면에 '정조준'
▲ 3월19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1면에서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한겨레는 기사<“청와대 MBC장악 음모 드러나”>에서 “(MBC) 인사에 권력기관이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신동아> 4월호 인터뷰 내용을 두고, 언론시민단체와 야권은 ‘정권의 문화방송 장악 음모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김우룡 이사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 김 이사장이 “큰집”의 개입을 시인한 관계사(지역 MBC, 자회사) 임원 선임의 문제도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역MBC 사장에 뇌물파동 연루자도 임명>에서 “김 사장은 지난해 사쪽으로부터 명예퇴직 권고를 받은 인물과 경영부문 상향평가에서 최하위권에 머문 사람, 보도국 후배들로부터 무능력자로 꼽히던 인물, 뇌물 파동과 송출업체 브로커 로비 파동으로 해고당했던 인물 등을 지역사 사장에 포진시켰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친이명박 성향의 김재철 사장 부임 이후 정권의 실질적 내용적 문화방송 장악이 완성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향은 MBC 사장과 방문진 이사장과의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 경향은 10면 기사<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청소부 사장’ 발언/ 김재철 MBC 사장 “독립성 훼손” 해명 요구>에서 “김 사장에게 MBC 내 좌파 척결을 위해 ‘청소부’ 역할을 시켰다는 김 이사장의 발언이 MBC 경영진과 방문진 간의 정면대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MBC 노조와 청와대의 대립각을 주목했다. 한국은 25면 <노조 “총지휘자 밝혀라” 청 “그런 일 한 적 없다”>에서 “노조는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 시나리오가 청와대의 총괄 지휘 아래 이뤄진게 확실하다”는 주장과, “청와대는 그런 일 하지 않는다”는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의 해명을 전했다.
조선과 중앙은 MBC 사장과 신동아 기자와의 갈등을 전했다. 조선은 4면 기사<신동아 “‘큰집’이 MBC 사장 ‘조인트’ 까서 사장단 인사”/MBC 김재철 사장 “사실 무근…기자 고소할 것”>, 중앙은 22면 1단 기사<MBC 김재철 사장, 신동아 기자 고소>를 보도했다.
경향 “김우룡 이사장 자격 없다”, 한겨레 “물러나는 길 뿐”
▲ 3월19일 경향신문 사설.
상당수 신문은 사설에서 김우룡 이사장 처신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경향은 사설<김우룡씨는 공영방송 이사장 자격 없다>에서 “우리가 얻은 결론은 지금 공영방송 MBC 내부에서 벌어지는 분탕질은 결국 권력의 작품이란 것”이라며 “김 이사장은 ‘방송문화 진흥’에든 공영방송 위상 정립에든 적절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가 자리를 오래 유지할수록 방송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훼손할 뿐”이라고 논평했다.
한겨레는 사설<문화방송 사장 ‘조인트를 깐 큰집’은 누구인가>에서 “이런 사람이 어떻게 문화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설립된 방문진의 이사장으로 있을 수 있는가. 당장 사죄하고 물러나는 길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또 “김 사장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방송기자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드는 공작에 저항조차 하지 않았음이 명백해졌으니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고, “정부 또한 반성해야 한다. 먼저 인사 개입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또 문화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할 법률 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버틸수록 구차”, 조선 “너무나 가벼운 김우룡 입”, 중앙 “책임져야”
▲ 3월19일 국민일보 사설.
국민은 사설 <김우룡 이사장 할 말이 더 있는가>에서 “야당 측 방문진 이사와 MBC 노조의 문제 제기가 아니더라도 김 이사장의 리더십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며 “버틸수록 구차하고, 초라해질 뿐이다. 결심은 빠를수록 좋다”고 밝혀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조선과 중앙도 사설에서 김 이사장의 책임을 추궁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조선은 사설<방문진(放文振) 이사장의 너무나 가벼운 입>에서 “아무리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대주주로서 MBC 이사 선임권을 갖고 있다지만 그래도 언론기관이라는 방송사의 사장단·이사 보직 인사 밑그림을 자기가 짜고 '말 잘 듣는 사장'을 시켜 실행에 옮겼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되물었다.
▲ 3월19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은 “김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MBC가 정권과 코드를 맞춘 노조의 손에 들어가 특정 이념과 정파 입장을 대변하는 편파·왜곡방송을 일삼는 것을 앞장서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말빚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은 사설 <“큰 집서 불러 조인트 까고…” 김우룡 발언 전말 뭔가>에서 “발언의 경위와 전모는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본다. 빈말이라면 김 이사장은 경솔한 언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논평했다.
중앙은 “인터뷰 내용만 보면 김 이사장이 공인(公人)으로서 자질과 양식을 갖췄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방송사 사장을 '청소부'에 빗대고, '좌빨' '대학살' '개망신' 등 원색적인 용어를 거리낌 없이 쏟아냈다”며 “자기 과시욕에서 과장된 표현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공인이라면 용어 선택에 절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3월19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은 “김 이사장이 직접 나서 전말을 밝혀야 한다”며 ‘결자해지’를 언급하고 사설을 끝맺었다.
신동아 단독 보도 이후 동아는 ‘침묵’…오히려 '종편 빨리 허가해라'
그런데, 또 주목되는 것은 동아의 반응이다. 지난 17일 신동아에서 단독 보도가 나왔지만, 19일에도 동아는 관련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아는 종합편성채널 관련 사설을 실었다.
동아는 사설 <‘미디어 빅뱅’ 설계 신속하고 정교해야>에서 동아 출신인 최시중 위원장이 “어제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세미나에서 방송통신 업계의 당면 과제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면서 “(미디어빅뱅 강조 발언은)기술의 진보로 신문 방송 통신 등 매체 간의 융합이 활발해지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아직도 정치 논리, 구시대 논리에 함몰돼 있는 현실을 직시한 발언”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동아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7월 미디어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종합편성채널의 허가 일정을 계속 미뤄왔다”고 지적했다.
▲ 3월19일 동아일보 사설.
일각에선 신동아 단독 보도에 대해, 동아가 정부의 종편 허가가 늦춰지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하기도 한다. 최시중 위원장이 어제 “저는 언론계 선배로서 진심으로 뒷모습이 아름다운 선배로 남고 싶다”고 울음을 터뜨린 것도 이같은 동아의 행보에 대한 반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황은 많지만, 이날 보도만 보면 동아는 최근 MBC 사태의 심각성엔 침묵하고 자사가 추진하는 종편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한편, 최시중 위원장이 올해 하반기에 KBS 수신료 인상을 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경향은 2면 기사 <최시중 “KBS 수신료 하반기 인상”>에서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제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재 2500원인 수신료의 구체적인 인상수준에 대해 ‘월 5000~6000원이 적당하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한편, 동아는 3면 기사<‘2008년 7월 MB 독도발언’ 요미우리신문 보도 왜 다시 시끄럽나/ 당시 한일 정부 “오보”…반MB인사 뒤늦게 소송 ‘논란 재점화’>에서 그동안의 논란을 정리했다. 동아가 독도 소송관련 시민소송단을 반 MB인사로 부각시킨 점이 눈길을 끈다.
▲ 3월19일 중앙일보 34면.
노재현 중앙 논설위원도 독도 관련 칼럼<‘이게 다 MB 때문이다’>에서 “처음에는 몇 가지 근거를 들어 싫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그냥 싫으니까 싫은’ 상태가 된다”며 “최근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발언' 논란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국민 감정에 편승해 선거에서 득 보자는 속셈 아닐까. 왜 일개 외지 보도에 온 대한민국이 놀아나야 하나”고 반문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사태의 핵심은 MB가 과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용인하는 듯한 말을 했느냐 여부다.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재판 과정이나 언론의 후속 취재를 통해 밝혀야 할 것이다. 나는 MB가 바보가 아닌 이상 “그래.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실어도 좋다”고 일본 총리에게 말했을 리 없다고 추측한다. 그건 정치적으로 '사망 선고' 감이기 때문이다. 2008년 요미우리 보도 직후 그동안 조용히 치러오던 해군과 해경, 공군의 독도 방어훈련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던 MB다. 독도 문제의 폭발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마치 'MB가 독도 팔아먹는다'는 식으로 번지니 버선이라도 벗어 발뒤꿈치를 보여주고 싶은 심정 아닐까. 민주당 부대변인이 소송을 대리하는 것도, 야당 정치인들이 잇따라 문제제기를 하는 것도 나는 정공법에서 벗어났다고 본다. 오조준(誤照準)이다. MB가 싫다면 다른 방법으로 공격했어야 했다. 결국 국민 감정에 편승해 선거에서 득 보자는 속셈 아닐까. 왜 일개 외지 보도에 온 대한민국이 놀아나야 하나. '이게 다 MB 때문이다'는 소설 한 편이 더 나올 것 같다.”
최초입력 : 2010-03-19 08:22:05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김우룡이 지은 6가지 죄
[미디어창]MBC에서부터 민주주의를 망친 죄까지
2010년 03월 19일 (금) 11:37:51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 ( cykim2002@yahoo.co.kr)
인간은 제도를 만들지만 그 제도를 망치는 것 또한 인간이다. 제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검증된 적격의 인물 선발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지만 이런 과정과 절차는 무시되는 경우가 권위주의 정부에서는 일상화 돼버렸다.
권력으로부터 방송 독립, 방송 중립을 위해 만든 ‘방송문화진흥회’라는 제도를 ‘정치하수인’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만신창이를 내고 있다. 검증되지않은 인사, 준비되지않은 고위직 인사의 실체가 2010년 ‘신동아’ 4월호에 의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동아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 이사장은 역사의 죄를 짓고 있으며, 민주주의를 망치고 있는 주범이 될 것이다. 향후 이명박 정부의 부담으로 방송장악이라는 꼬리표를 더욱 확실하게 상징인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신동아 인터뷰 내용은 이미 각종 매스컴을 통해 자세히 알려졌지만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그는 정정보도 신청을 하지않은 것으로 봐서 주요 부분은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오해다’ ‘잘못 전달됐다’ ‘유감이다’는 식의 변명을 늘어놓을 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면 그의 발언이 어떤 내용이기에 MBC 구성원은 물론, ‘자신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뽑은 당사자인 사장까지도 반발하고 있는가. 정치집단을 비롯, 방송기자연합회조차 ‘성명서’를 내고 자진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나는 솔직히 그가 이사장 자리를 지키든 떠나든 별로 관심없다.
▲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제2의 김우룡 같은 정치인사가 역시 밀실에서 은밀한 과정을 통해 불투명하게 부당하게 선발된다면 이런 유사한 일이 소리없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을통해 드러난 잘못만 따진다면 최소한 6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판단은 인사권자의 몫으로 남긴다.
첫째, 민주주의 제도를 스스로 망쳤음을 자백한 죄.
민주주의 사회는 정치 권력과 방송의 독립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그는 3월초 있었던 문화방송 사장의 계열사.자회사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 대해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 인사가 아니다. 큰집도 (김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다)"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큰집’을 청와대라고 주장하고 있고 자신은 ‘방문진’이라고 해명했다. 어느 경우든 MBC 사장을 불러 ‘조인트 까고 매도 맞혔다’는 주장은 이미 방송독립, 방송중립은 없다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스스로 민주주의 제도와 가치를 부정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징표다.
둘째, MBC 구성원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죄.
MBC 신임사장을 그런 식으로 뽑았다고 공표하는 자체가 이미 MBC 조직의 권위와 신뢰를 망친 것이다. 게다가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라는 둥 “(김재철 사장이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청소부 역할을 한 것...대체적인 그림까지 그려줬다"는 등의 표현은 신임 사장은 청소부 역할이나 하는 자신의 하수인격으로 폄하했다. 그런 사장을 모셔야 할 MBC의 기자와 PD, 아나운서 등 구성원들의 명예와 자존심은 어떻겠는가. 너무 비참하지않는가.
세 번째, 방문진 이사장 직책의 권한을 넘어 방송사 내부인사에 개입한 월권행위.
MBC 내의 좌빨 80%를 척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방송사내의 인사권에도 깊이 간여했다는 표현이다. 방문진 이사장은 MBC의 경영을 감독, 지도할 권한은 있지만 MBC 사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까지 침해할 권한은 없다. 그는 ‘좌빨’척결운운 하며 방송사 주요 포스트 인사에 깊이 간여했음을 인정했다. 월권행사를 스스로 인정하는 매우 오만한 발언이다. 심지어 엄기영 전사장도 직접 해고하려했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내가 사실 지난해 8월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다"며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을 때부터 (내가) MBC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전략?...음험한 정치적 전략을 숨기지않으며 방송장악을 위해 공을 들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넷째, 저급한 표현으로 방문진 이사장 품격을 스스로 실추시키며 방문진 전체를 허수아비 조직으로 망친 자해죄.
“큰집에서 (김재철 사장을) 불러다 조인트 깠다” “청소부 역할” “MBC 내 좌파 척결” “매도 맞고” 등 김 이사장의 발언은 경악할만한 저급한 표현을 거침없이 늘어놓고 있다. 자신의 위치나 직책을 망각했거나 오만하거나 둘 중의 하나로 밖에 해석될 수 없다. 그를 믿고 방문진 이사장에 처음부터 내정했던 인사권자의 어리석은 판단을 이 보다 더 잘 보여주는 것이 어디있을까. 거칠고 저급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기자를 향해 쏟아낼 수 있는 무모함과 무식함은 인터뷰 내내 지속된다. 아마 내가 MBC 구성원중의 한사람이었다면 치욕감과 분노에 몸을 떨었을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나드 쇼는 “재능이 어중간한 사람은 자기 직책을 자랑하고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그 직책이 거추장스럽고 재능이 없는 사람은 그 직책을 망친다”고 했다. 김우룡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다섯째, 말 따로 행동 따로 표리부동죄
김 이사장은 한때 학계에 있을 때 ‘방송독립’ ‘언론독립’을 주장하며 온갖 바른 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러나 언젠가 특정당과 유착된 모습을 보이더니 과연 특정당 추천 방송위원이 되더니 끝내 방문진 이사장에 선임되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가 하는 것은 ‘방송독립’이 아니라 방송의 권력예속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지식인, 폴리페서들의 표리부동한 모습을 그는 다시 한번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그 실체가 이제 이런 추한 모습으로 그 일부가 드러났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사회통합에 앞장서야 할 방송지휘 수장이 이념적 분열을 심화시킨 민족분열죄.
세계적으로 냉전시대, 이념의 대립 시대는 종언을 고했지만 한국사회는 전후60년을 맞아서도 여전히 ‘좌파’ ‘우파’ ‘좌빨’ ‘친북좌파’ ‘우파꼴통’ 등 이념적 분열 용어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를 경계선으로 국민 분열과 반목은 쉽게 좁혀지지않고 있다. 정치권과 일부 민간단체에서 이런 용어를 사용하며 편가르기에 나서더라도 언론과 정부 인사들은 이에 제동을 걸며 국민통합에 나서야 한다. 심지어 여당의 고위인사조차 ‘김길태 사건을 좌파교육때문’이라는 식으로 쉽게 말을 한다. 여론을 선도하고 국민통합에 앞장 서야 할 방송지휘감독 총책임자가 ‘좌빨 80%척결’이라는 표현은 스스로 이념적 분열주의자라는 고백이다. 모호한 이념적 표현으로 언제까지 국민적 분열을 조장할 것인가.
이런 인사를 방문진 이사장에 앉히는 인사권자의 눈먼 판단은 한국 방송인들의 비극이자 민주주의 제도의 실패로 귀결된다. 법과 제도를 정비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을 운영하는 인간을 제대로 검증하고 적임자를 뽑는 투명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김우룡 케이스는 웅변하고 있다.
김창룡 교수는 영국 런던 시티대학교(석사)와 카디프 대학교 언론대학원(박사)을 졸업했으며 AP통신 서울특파원과 국민일보 기자,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겸 국제인력지원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1991년 걸프전쟁 등 전쟁 취재 경험이 있으며 '매스컴과 미디어 비평' 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최초입력 : 2010-03-19 11:37:51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뷰뉴] "마침내 '김우룡 폭탄'이 터졌다!"
정부여권의 잇단 '자뻑 행진'...'집권 3년차 오만'의 산물
2010-03-18 08:29:46
"마침내 '김우룡 폭탄'이 터졌다!"
언론계와 정가에서 일제히 터져 나온 목소리다.
스스로를 "MBC 회장"이라고 주장해온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결국 누구도 예상 못 한 '초대형 사고'를 쳤다. 그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김재철 MBC사장이 ‘큰 집’에 불려가 쪼인트 맞고 깨진 뒤 청소부 역할을 맡아 MBC 좌빨을 정리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 그는 더 나아가 엄기영 전 사장 퇴진 역시 압력의 산물임을 밝히기도 했다.
김우룡 이사장의 발언은 자화자찬하는 과정에 나온 것으로 해석하나, 아직 MBC사장 교체의 여진이 남아 있는 데다가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몰고 올 후폭풍은 예측불허다. 벌써부터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여당은 바짝 긴장하는 반면, MBC노조는 강력반발하고 나섰으며 야권은 싱글벙글이다.
◀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국회 국감도중에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MBC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MBC노조는 17일 밤 비대위 명의의 특보를 통해 "마침내 MBC를 둘러싼 추악한 커넥션의 전모가 드러났다. 방문진 이사장 김우룡이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방문진, 김재철이 주고받은 뒷거래의 전말을 뱉어낸 것"이라며 "김우룡은 정권의 MBC 장악 과정을 자랑삼아 떠벌였다. 아무리 승리감에 도취했다 해도 어떻게 이렇게 발가벗고 춤을 출 수 있단 말인가"라고 김 이사장을 맹비난했다.
노조는 인터뷰 내용과 관련, "김우룡이 방문진 이사장으로 임명된 뒤 엄기영을 축출하는 과정, 말 잘 듣는 정권의 청소부 김재철이 후임 사장으로 임명되고 청와대에 깨져가면서 MBC에 대한 대학살을 자행한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역설적이지만 언론의 자유는 때때로 더러운 입을 통해 지켜진다. 김우룡의 더러운 입이 이번엔 그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청와대를 정조준, "청와대는 먼저 누가 김재철 사장의 조인트를 깠는지부터 밝혀라. 행동대장은 물론 이 과정을 총 지휘한 책임자도 밝히고 단죄해야 할 것"이라며 "김우룡 인터뷰의 진위를 가리겠다며 시간을 끌지 말고 김우룡부터 사퇴시켜라. 김우룡이 정권의 비밀을 폭로했든 가벼운 세치 혀로 대한민국을 농락했든 김우룡은 당장 사라져야 할 대한민국 언론의 수치일 뿐"이라며 청와대 관계자 및 김우룡 이사장 경질을 촉구했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에 대해서도 "MBC 구성원들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안겨 준 김재철 사장은 당장 석고대죄하고 물러나라. 조인트 까져가며 청소부 역할이나 했다니..."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한 뒤, "방문진이 설립된 이래 MBC 구성원들에게 아니 대한민국 방송사에 이렇게 치욕스러운 일은 없었을 것이다. 혀를 깨물며 다짐한다.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강력대응을 천명했다.
당연히 야권도 총공세를 시작했다.
우선 창조한국당이 18일 가장 먼저 논평을 통해 김 이사장 인터뷰에 대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MBC 장악 의도를 스스로 밝힌 것"이라며 "뒤늦은 자백이었지만 사실 모든 국민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언론장악 의도를 명확히 알고 있다"고 질타했다.
창조한국당은 "‘무소불위’ 방통위도 부족해 기를 쓰고 방송을 장악하려는 서글픈 속내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국민의 눈과 귀는 그렇게 막을 수 없다"며 "김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정부·여당도 사회적 공기(公器)인 언론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른 야당들은 아직 시간이 일러 논평이 나오지 않은 상태나, 대대적 총공세가 전개될 것임을 불을 보듯 훤한 상태다. 야권에서는 이미 '김우룡 발언 국회 진상조사'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한명숙 전 총리 관련 진술 번복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아동 성폭력은 좌파교육 탓' 실언에 이어 김우룡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정부여권의 '자뻑 행진'이 줄을 잇고 있다"며 "3년차를 맞아 오만해질대로 오만해진 정부여권의 자만심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꼴"이라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파문이 커지자 김우룡 이사장은 자신이 말한 '큰 집'은 청와대가 아닌 '방문진'을 뜻하는 것이라고 해명하는 등 파문 진화에 부심하고 있으나, 이미 상황은 쏟아진 물로 보인다.
[뷰뉴] <조선><중앙>도 '김우룡 퇴진' 촉구
<동아>는 침묵. 靑도 격노, '김우룡 퇴진' 초읽기 들어가
2010-03-19 08:07:31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 파문과 관련, <중앙일보><조선일보> 등 보수신문들까지 김 이사장의 망동을 질타하고 나서 김 이사장 경질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중앙일보>는 19일자 사설 <“큰 집서 불러 조인트 까고…” 김우룡 발언 전말 뭔가>를 통해 "현재로선 김 이사장 발언의 진실 여부를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발언의 경위와 전모는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본다"며 "빈말이라면 김 이사장은 경솔한 언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김 이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사설은 이어 "사실이라면 언론사 인사를 권력기관이 좌지우지했으니 심각한 사안"이라며 "방송, 나아가 언론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다시 화살을 김 이사장에게 돌려 "인터뷰 내용만 보면 김 이사장이 공인(公人)으로서 자질과 양식을 갖췄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방송사 사장을 ‘청소부’에 빗대고, ‘좌빨’ ‘대학살’ ‘개망신’ 등 원색적인 용어를 거리낌 없이 쏟아냈다"며 "자기 과시욕에서 과장된 표현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공인이라면 용어 선택에 절제가 있어야 한다"며 김 이사장의 '자격 미달'을 꼬집었다.
사설은 "방문진은 MBC를 자본과 정치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해 설립된 기구다. 방문진을 대표하는 이사장은 설혹 외부의 압력이 있더라도 앞장서 막아야 할 책무가 있다"며 "김 이사장이 직접 나서 전말을 밝혀야 한다"며 김 이사장의 직접 해명과 결단을 압박했다.
<조선일보>도 이날자 사설 <방문진 이사장의 너무나 가벼운 입>을 통해 김 이사장을 질타했다. <조선>은 그러나 김 이사장의 '가벼운 입'을 중점적으로 문제 삼으며, 그의 발언에 내포된 언론 장악 의혹 같은 근원적 문제는 피해 나갔다.
사설은 김 이사장 인터뷰 내용에 대해 "참으로 품위(品位)를 잃은 발언"이라며 "아무리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대주주로서 MBC 이사 선임권을 갖고 있다지만 그래도 언론기관이라는 방송사의 사장단·이사 보직 인사 밑그림을 자기가 짜고 '말 잘 듣는 사장'을 시켜 실행에 옮겼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질타했다.
사설은 이어 "김 이사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작년 12월 엄기영 전 MBC 사장의 진퇴가 논란이 됐을 때 '대통령이 엄 사장과 막걸리를 먹으면서 (재신임) 언질을 줬다'고도 했다. 8일 MBC 인사를 앞두고 '(김재철 사장이) 큰집에 불려가 조인트 맞고 매도 맞고(했다)'라며 인사에 청와대가 관련된 듯한 발언도 했다"며 "그러나 엄 전 사장이나 청와대는 '그런 일 없었다'고 함께 부인했다"고 전하며, 거듭 김 이사장의 '가벼운 입'을 질타했다.
사설은 "김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MBC가 정권과 코드를 맞춘 노조의 손에 들어가 특정 이념과 정파 입장을 대변하는 편파·왜곡방송을 일삼는 것을 앞장서 비판했다"며 "김 이사장은 자신의 말빚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라며 사실상 퇴진을 촉구했다.
반면에 김 이사장 인터뷰를 실은 <신동아> 모기업인 <동아일보>는 이날 관련 사설을 쓰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관련기사도 일절 내보내지 않고 '침묵'해 대조를 이뤘다.
이렇듯 보수신문들까지 김 이사장을 질타하고 나서면서 김 이사장 퇴진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방송가와 정가에서 급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도 김 이사장 인터뷰 내용을 접하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야권과 MBC노조 등은 김 이사장 경질 정도로 이번 사안을 덮을 생각은 전혀 없으며, 국회 청문회와 진상조사 등 대대적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어 '김우룡 파동'의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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