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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생각해봅시다

괴산고 학생 발끈 "저희가 웃고 싶어 웃습니까"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에

괴산고 학생 발끈 "저희가 웃고 싶어 웃습니까"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에 '악플' 달리자 억울함 호소

2009-07-27 14:24 CBS노컷뉴스 최철 기자

"니들이 고생이 많다"

테마가 있는 뉴스감일근의 기자수첩안성용 포인트 뉴스"나경원 의원도 저작권법 위반"…네티즌 거센 '비난'[리뷰]뮤지컬 변신 둘리, 주변 인물들에 초점성수 채수 마친 '제주세계델픽대회'KBS 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코너에서 개그우먼 강유미가 후배들을 향해 자주 내뱉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화자와 대상이 달라졌다. 네티즌들이 충북 괴산고 학생들을 향해 "고생했다"며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4일 농산어촌 기숙형 고교로 지정된 충북 괴산고를 방문했고 이에 학생들은 대통령 주변에 모여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며 사진을 찍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이 해당 사진이 실린 기사 댓글에 "대통령과 같이 사진 찍은 것이 그렇게도 자랑스럽냐""는 내용의 악플을 달았고 질세라 괴산고 학생이 해명글을 올리면서 문제가 커졌다.

자신을 당시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괴산고 학생이라고 밝힌 이모 씨는 해명글을 통해 "저희가 웃고 싶어서 웃습니까"라고 전제한 뒤 "대체 학생들을 향하는 악플들은 뭡니까. 당신들도 이 자리에 오면 똑같이 할 거 아닌가요"라며 그때의 상황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씨는 "만약 안 웃고 거부하고 그랬다면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대통령께 무슨 짓이냐'는 얘기도 들었을 것이고 부모님 소환에 학교 정학 처리 등등 엄청난 제재가 가해졌을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특히 이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교실에 오기 전까지 교실에 가만히 앉혀두고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몇시간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느냐"며 "(대통령을) 만나면 무조건 환하게 웃고 환호성 지르고 박수 열심히 치라는 청와대 경호원들, 교장선생님. 저희가 학생이라고 견디기가 쉬웠는 줄 아십니까"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괴산고 홈페이지의 게시판에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 괴산고 홈페이지 '민원상당실'에는 26일, 27일에 작성된 "학생들에게 못할 짓을 시켰군요", "괴산고 학생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학교측은 반성하라"는 글들이 게재돼 있다.

한편 지난달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 행보차 서울 이문동 떡볶이 집을 찾았다가 정치권이 이른바 '떡볶이 공방'으로 시끄러워지는 등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늘 새로운 논란이 불거져왔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예고 없이 떡볶이 가게에 들러 어묵을 먹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자 민주당의 이석현 의원은 "대통령님, 떡볶이집에 가지 마십시오. 손님 안 옵니다. 아이들 들어 올리지 마십시오. 애들 경기합니다"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한나라당이 즉각 반발하며 이 대통령 엄호에 나서자 급기야 해당 떡볶이 가게 아들이라고 밝힌 박모 씨는 "싸우려고 국회의원 되셨느냐. 안 그래도 힘든 국민인데 뉴스 읽었을 때 신이 절로 나는 뉴스가 나오게 해주면 안되느냐"며 여야를 모두 비난한 바 있다.

ironcho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