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로서 이번 대선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주변의 여러 활동가들을 보면서 생업에 치이는 나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구나 부채감을 느낀다. 그래도 작은 역할이나마 지지선언을 하는 것으로 내 나름의 역할을 다해본다. 더욱이 선언문의 초고 작성을 맡게 되어 작은 역할이나마 다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내 ‘지문’이 짙게 남아도 괜찮다는 말씀을 들었고, 광장의 열망에 어떻게 ’응답 책임’을 다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품고 써 내려갔다. 권영국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나는 광장을 가득 메우던 그 마음들에 값하는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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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이후의 세계’를 열어갈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
‘거리의 변호사’를 ‘광장의 대통령’으로!
12월 3일 밤,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친위쿠데타는 한국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트렸다. 군을 동원한 쿠데타는 긴 밤을 지새운 시민들의 항거로 진압되었지만, 정치, 관료, 법조, 종교 등에 뿌리를 튼 극우 세력은 한국 사회가 그동안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성취를 위협하고 무너뜨렸다. 내란은 아직도 진압되지 않았다. 123일을 지나 윤석열 파면 하나 이뤄냈을 뿐이다.
내란 정국을 통과한 한국 사회는 더 이상 12월 3일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극우 세력이 시도한 내란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간 정치로부터 배제당해 왔던 시민들이 123일 동안 광장을 지키며 자신의 몫을 주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수의 청중 앞에 선 평범한 시민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저마다의 힘겨운 사연을 말하기 시작했다. 국가와 엘리트들이 망가뜨린 나라에서 헌법의 최종 보루를 자임한 주권자 시민은 이윽고 새로운 사회 질서의 역사를 광장에서부터 써나가기 시작했다.
말의 포문을 연 것은 여성들이었다.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술집 여성”, “TK의 딸”이라고 자신을 밝힌 여성들은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명한다, 윤석열을 파면하라” 외쳤다. 동짓날 혹한의 밤, 경찰의 불법적 폭력을 못 본 척 지나칠 수 없었던 시민들은 남태령에서 스스로 광장을 열었다. 그곳에는 성폭력을 겪은 여성이, 제도와 혐오가 존재를 지워도 제 존재를 당당하게 말하는 성소수자가, 평범한 일상의 향유를 특권이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장애인이, 불평등과 불안정이 극대화되는 사회를 살아내는 불안정 노동자가 있었다. 시민들은 자유발언의 서두에 항상 수많은 존재의 목록을 열거하면서도 “미처 다 언급하지 못한 소수자, 약자”들을 호명하며 누구도 그 이름이 지워지지 않을 다정한 광장을 만들고자 했다.
광장의 발언대에 선 전세 사기 피해자, 플랫폼 노동자, 특성화고 졸업생 등은 불평등을 용인하고 심화해 온 ‘내란 이전의 정치’를 고발하며 평등하고 미래가 있는 사회를 요구했다. 광장을 메운 성소수자나 여성, 이주민 등 소수자들은 서부지법에서 난동을 일으킨 폭도들 뒤에 자리한 극우 유튜버와 극우 개신교가 선동하는 혐오의 대상이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불평등, 혐오, 폭력에 대항하는 ‘내란 이후의 세계’를 말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정치는 과연 광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응답하고 있는가? 유력 대선 후보들 누구도 내란을 진압하고 조기 대선을 열어낸 광장의 열망에 진지하게 답하지 않는다. 광장의 시민들은 촛불 광장 이후 당선된 문재인 정부의 한계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요구했지만, 이번에도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광장의 수많은 말과 사연은 실종되어 버렸다. 12.3 내란으로 1987년 이후 민주주의 체제의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났음에도, 한국 정치는 여전히 기존 양당 중심 정치 질서의 문법을 유지하며 ‘내란 이전의 정치’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1987년 이후 민주주의의 역사는 바위에 깨져가며 양당제에 균열을 내어 온 진보세력의 역사이기도 하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란 이름으로 광장에서 시민들과 동고동락했던 사회운동과 진보정치는, 조기 대선에서 광장의 열망을 담기 위해 ‘사회대전환연대회의’를 구성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 내란 정국을 관통하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거대 양당 체제의 보호막을 거부한 사람들, 거대 보수 양당에 맞서는 진보 정치에 대한 다양한 열망들이 교차하고, 불꽃 튀는 토론과 협의 및 경선 운동의 성과로 만들어낸 후보가 권영국 후보이다. 진보정치의 새로운 시작을 우리는 권영국 후보로부터 찾을 수 있다.
‘거리의 변호사’로 불린 권영국 후보는 힘없는 노동자와 시민의 편에서 부당한 일을 겪는 이들을 위해 싸우는 삶을 살아왔다. 산재 사망 노동자의 유가족들이 권영국 후보를 지지·후원하는 것이 그 삶의 이력을 보여준다. ‘거리의 변호사’는 용산 참사,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세월호 참사 등 시대의 중요한 순간마다 피해자들 곁에서 부정의한 권력에 항의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2024년 12월 3일 국회 앞에서도, 그날 이후 123일 동안 광장을 지키며 시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내란 이후의 세계’를 말했다.
권영국 후보는 진보세력의 후보가 되어 “갈아엎자! 불평등 세상”을 외치고,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극우 세력과 극우 정치의 혐오선동에 맞서고 있다. 장애인, 성소수자 그리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멈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가 일하다 죽지 않아도 되는 세상,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과 4대 사회보험 적용을 받는 세상, 교사·공무원이 정치기본권을 누리는 세상, 보건의료와 돌봄, 교통과 에너지, 교육의 공공성과 각종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세상, 기후위기에 정의로운 전환으로 대응하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노동당, 녹색당,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노동정치세력이 그와 함께한다. 이렇게 권영국은 광장에서 추위를 나고 밤을 지새우며 내란 세력과 싸운 시민들의 열망과 가장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대선 후보다. 지금 우리 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가치와 비전을 말하는 유일한 후보다.
많은 학자들은 현 상황이 나치즘과 파시즘이 발흥하고 세계대전이 벌어졌던 100년 전과 비슷하다고 우려를 표한다. 전 지구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극우 세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관세 전쟁은 가뜩이나 내란으로 취약해진 한국 경제에 깊은 시름을 드리운다. 지난 정부에서 파탄이 난 남북 관계와 한반도, 대만에 드리운 긴장도 심각한 상황이다. 어지러운 정세 속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더욱 지연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12.3 내란 이후 이러한 위기의 파고 한가운데에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꾸준히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그것은 오롯이 광장으로 나선 시민들이 일구어낸 공로였다. 이제 시민들의 성취를 정치로 확장해 ‘내란 이후의 세계’를 만들어 갈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이 위기의 시대, 광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출마한 ‘거리의 변호사’ 권영국이야말로 ‘광장의 대통령’에 가장 어울리는 후보다.
우리는 광장의 열망을 담아 여러 진보 정당과 사회·정치조직 및 민주노동운동이 함께 하는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를 지지한다. 사회대전환연대회의가 세운 대통령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를 통해 우리는 광장의 열망을 현실로 만들 것이다. 내란 세력을 무력화하고 사회대개혁을 실현하는 모두의 승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유력 정치세력이 우클릭하며 기득권 세력과 담합 하더라도,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권영국 후보와 함께 평범한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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