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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 청소년 문학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김이윤 (지은이)창비2012-03-23

 내가 갖고 있는 책은 초판 21쇄 2020.10.12 이다. 

'책읽는 씨앗' 90번째 선택된 작품이다. 물론 우리 아이들이 선택한 내용이다. 

여여, 세미, 시리우스, 서이사, 정화이모, 외삼촌, 경제 담당 담임교사, 무할머니가 나오는 사람의 전부이다. 

227쪽으로 길지 않다.  차례를 보면 

 

0. 여여의 다이어리
1. 무야, 엄마의 병을 가져가 주렴
2. 오늘의 이름은 58+1일, 그리고 이 일은 살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
3. 지나간 일들이 때로 그립다
4. 만성적인 자살 환자의 딸
5. 나의 왼손잡이, 그는 누구일까
6. 왼손잡이가 되고 싶어
7. 피의 맹세
8. 그의 왼손이 심장에 찍히다
9. 외발자전거를 타는 아빠
10. 하느님, 저의 오 년을 가져가세요
11. 나는 내가 두려워요
12. 멘토가 되어 주세요
13. 남들에게는 당연한 일
14. 계수나무 잎을 닮아 주겠니
15. 기업이 존재하는 의미, 우리가 존재하는 의미
16. 온몸으로 외발자전거를 타는 엄마
17. 걱정 마, 내가 널 잡아 줄게
18. 어기여차, 어기역차
19. 몰랐어? 너는 나만의 너여야 해
20.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1. 너, 나를 잃고도 행복한가
22. 하느님은 제 말을 잘못 들으셨어요
23. 낯설고 두려운 우리의 미래
24. 엄마의 유언은 짧기도 하다
25. 저마다의 오체투지
26. 엄마의 마지막 외출
27. 나는 아직도 배가 고파요
28. 강한 오른쪽은 눈물 따윈 흘리지 않아

작가의 말

 

주요 주제 소품은 드럼, 외발자전거, 멘토 정도를 가지고 뭉클하게 쓸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다. 아마도 상징하고 싶은 것들이지 싶다. 드럼의 종류가 많은 것처럼 삶의 모습도 다 다르고 내는 소리도 모두 다르다. 외발 자전거에서는 앞 뒤로 갈 수 있으나 절대 균형이 필요한 인생살이와 닮아 있다. 작가가 왜 드럼과 외발자전거를 소재로 가져왔는지 책을 덮을 때 알게 될 것이다. 

 

문장이 아주 매끄러웠다. 대사가 주는 울림도 컸다. 내면의 갈등 묘사가 몰입하게 했다. 작품 후반부에서는 울컥했다. 주인공에게 투사가 되어 눈물이 찔끔 났다. 

 

그나마 외삼촌이 있어서 동화 같은 해피앤딩이어서 다행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녹녹한가? 생각하면 마무리를 너무 아름답게 매듭지은 것은 아닐지 싶었다. 

더구나 시리우스와 헤어진 뒤의 갈등이 뚝 끊어져서 조금 어색했고, 멘토가 자기 아빠라는 사실을 알고도 드러내지 않는 여여가 너무 안되었고 쓸쓸한 느낌을 주었다. 엄마가 철학자 운운하는데 그렇게 자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일찍 철드는 것은 행복하지 않다. 수많은 욕구와 욕망을 자제하고 절제하고 짓눌러야 하니까. 

엄마가 아파도 여여는 살아있기에 또래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모습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모두 매달려서 살아갈 수 있을까. 

아픈 엄마를 두고 한 행위들에 대한 죄책감에 크게 공감이 된 것은 아마도 내가 경험한 것 때문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학교 가고 활동하고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고 하는 순간순간에 '내가 이래도 되나' 하는 감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나처럼 공감도가 크지 않을 것이다. 

 

살아있는 자들이 갖게 되는 두려움, 막막함, 그리움, 죄책감, 후회 등등이 겹겹이 쌓여 마음을 억누를 때 이 책처럼 위로와 위안이 되는 것도 드물 듯하다. 

'감정 세탁'을 한 기분이었다. 잡은 책을 쏜살같이 읽어내려 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