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윤
마술적 저널리즘을 꿈꾸는 라디오 피디. 세월호 유족의 목소리를 담은 팟캐스트《416의 목소리》시즌 1, 재난참사 가족들과 함께 만든 팟캐스트《세상 끝의 사랑 : 유족이 묻고 유족이 답하다》등을 제작했다. 다큐멘터리《자살률의 비밀》로 한국피디대상을 받았고, 다큐멘터리《불안》, 세월호 참사 2주기 특집 다큐멘터리《새벽 4시의 궁전》, 《남겨진 이들의 선물》, 《조선인 전범 75년 동안의 고독》등의 작품들이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사생활의 천재들』, 쌍용차 노동자의 삶을 담은 르포르타주 『그의 슬픔과 기쁨』, 『인생의 일요일들』, 『뜻밖의 좋은 일』, 『아무튼, 메모』 등이 있다. (출처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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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드러냄.
기우였다.
오려고 했던 사람들이 모두 코로나 확진이 되어서 인원을 채우지 못할 것 같다는 김영미 주인장 걱정을 하나 덜어주려고 길을 나섰다. 7시에 정확하게 도착했는데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었다. 문쪽 가까이 앉아서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날씨 추워져 겨울 옷매무새로 무장하였다.
조촐하게 15명이 채워졌다. 멀리서 광주에서 늦게 도착한 두 처자가 어여뻤다.
<<삶을 바꾸는 책읽기>>는 10여년 전에 쓴 책이고, 인용구가 전체 이야기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이한 형태였다. 논문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기묘한 형태의 글쓰기였다. 자기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겠지만 인용한 책을 읽지 못한 독자들은 그저 앞뒤 맥락을 알지 못한 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형태여서 좀 더 알고 싶으면 참고문헌을 정리해서 알려주듯 그 참고 문헌을 읽고 다시 읽어야 제대로 된 문맥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다보니 읽지 못한 책이 나올 때 이 맥락에서 과연 이 말의 의미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같이 쓰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하면 왜곡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책이 나오면 그것은 독자들의 몫이니 가져가든 못 가져가든 그것은 그들의 이해 정도와 사랑의 정도 차이가 있을테지 하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올 사랑>>도 인용구 잔뜩이었지만 책종이도 가볍고 무게를 잡지 않아서 책의 무게만큼 내게는 더 다가왔다.
싸인을 잘 받지 않는데 이 책에다 받았다. 앞으로 관심을 가질 사람이 하나 더 늘었구나 하는 마음으로.
'책을 기둥 삼아 살아가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고 내가 사랑하는 세상으로 다다 가기 위해 책을 읽는다' 정도로 이야기를 요약해본다.
3가지 권유, 일기 쓰기, 자신에게 자주 물어보기,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기 / 페스트, 파우스트, 실낙원을 차용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는 현실을 반영하여서 더 재미있게 작가식 풀이를 듣는 듯 했다.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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