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오늘날 지구를 지배하는 강력한 힘이다. 자본주의의 첫 번째 속성은 강력하지만 위험하다. 인간을 잡아먹는다. 두 번째 속성은 멈출 수 없다. 무한한 생산력을 통제할 수 없다. 생산은 자연에 대한 가공·변형·파괴를 전제로 한다. 끝없이 자연을 파괴하는 체제다.
한국사회는 자본주의 늪에 빠져있다. 대전환이 필요하다. 역사상 최악의 불평등사회다.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세계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놀란다. 잘사는 나라가 됐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OECD 국가 중 18년째 자살률 1위, 청소년(15~19세) 자살률 41개국(OECD+EU 회원국) 중 13위, 노인 빈곤율 43.4%(OECD 평균 15.7%)다. 불평등 문제는 더 심각하다.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에 따르면 한국의 불평등 정도는 끔찍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상위 10%와 하위 50%의 부의 차이가 52배다. 피케티(학자)가 제시한 불평등지표 중 베타지수에 따르면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불평등했던 시기는 프랑스혁명 때였다. 그때 프랑스의 베타지수가 7.2였다. 현재 한국의 베타지수는 9다. 한국의 불평등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심한 수준이다.
이 정도 불평등이면 역사상 많은 나라에서 혁명이 일어난다. 한국에서 왜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까? 능력주의 때문이다. 한국인은 이 문제를 사회구조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자기의 문제로 본다. 사회체제에 대해 분노하고 저항해야 하는데 자신에게 분노한다. 자기를 죽인다. 입소스(세계 3대 여론조사 기관)가 2021년 28개국을 대상으로 ‘국가 내 집단간의 갈등 정도’를 분석(12개 항목)한 결과 한국이 7개 항목(빈부, 이념, 정당, 종교, 성별, 세대, 학력 갈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갈등이 심한 나라에서 모든 ‘국민’이 한 가지 동의한 게 능력주의다.
능력주의는 한 사회를 파괴하는 폭군이다. 학력이 대표적인 능력주의다. SKY(서연고) 출신의 엘리트들이 한국사회를 지배한다. 성공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부모의 부로 결정된다. 서울대 재학생 52%의 부모 월소득이 922만 원 이상, 20%가 323만 원 이하다. 능력주의는 거짓이다. 불평등의 원인을 국가나 사회에 책임을 묻지 않고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게 한다.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내 불행이 발생했다는 죄의식을 갖게 한다.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뤘는데 행복하지 않다. 국회의원 300명 중 294명이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자들이다.”(김누리 교수가 “사람들”이라고 안 하고 “자들”이라고 했다.) 이런 의회는 전 세계에 없다. 자본주의는 자유롭게 놔두면 야수가 된다. 실업과 불평등을 낳는다. 2014년 독일 의회 640명 중 자유(free)시장경제 지지자는 0명이었다. 평균 5~8%에 불과하다. 메르켈 총리가 속한 독일의 가장 보수적인 정당마저 사회적(social)시장경제주의다. 자유시장경제의 신은 죽었다.
정치를 바꿔야 한다. 대의기구(국회)가 왜곡됐다. 국회는 대의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법을 바꿔야 한다. 적폐 중의 적폐가 선거법이다. 유권자의 뜻을 1/4(25%)만 대의한다. 3/4은 사표다. 비례대표제가 돼야 신념 투표가 가능해진다.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 투표는 민주주의의 비극이다. 다음 총선 전에 시민들이 나서 바꿔야 한다.
교육을 혁명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전쟁터다. 승자와 패자밖에 없다. 승자들은 “누리는 모든 부와 권력을 온전히 내가 쟁취한 전리품이라고 생각한다. 99%의 아이들은 열등, 무력, 패배, 좌절감을 안고 인생의 출발점에 선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문제의 핵심은 불평등이다. 불평등을 지적하는데 능력주의 사회라며 “니가 1등하면 되잖아”하며 공정을 얘기한다. 기원 이후 1800년 동안 생산력이 5배 성장했다. 그 후 220년 동안(자본주의) 100배 성장했다. 이제 물질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은탁 페북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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