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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금징금 징금이 (윤정주 그림/창비/2009.3.5 초판)

징금징금 징금이 (윤정주 그림/창비/2009.3.5 초판)


전라북도 무주에서 채록한 노래에다가 다른 지역의 노래를 보태고 빼서 그림책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된다. 무주는 산골인데 어찌 새우를 다듬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가사가 너무 잔혹하고 원색적이다. 서민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날 것으로 드러내어 놓았다. 이런 부분이 좀 걸리는데 어린아이들이 보는 그림책보다는 고 학년 아이들에게 수탈의 방법으로 제시하면 더 효과적일 듯 하다.  빚진 자들이 저토록 수탈을 당했음을 노래로 내려오게 한 점도 그러거니와 그에 대한 공감이 컸기 때문에 오래도록 일 노래로 불려졌을 것이다.


내용을 모르고 표지를 보았을 때에는 무슨 의미인지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흙 한 줌에서 시작하는 형태인데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뒷 표지는 새우가 발자국을 남기며 구석으로 사라진다. 특히 흙에서 장금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설명이 약하다. 적어도 새우 관련 일이라면 갯벌 그림이라도 나와야 하는 것은아닌지 싶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욕심 덩어리가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커다란 인간 모습으로 자라났음을 드러내긴 한 것인데 이렇게 형상화를 시키니 잘 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마다 욕심의 모습은 다 다르다는 것이 빚을 받아가면서 만들어지는 괴물같은 징금이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또는 나는 어떤 형태까지 변해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일노래 메기고 받는 부분으로 나눴다고 하는데 가사는 잔혹해도 그림은 수채화라서 훨씬 순화되어 다가오고 있고 징금이의 변화가 괴기스럽기보다는 코믹하고 부자연스럽게 과장되어 있어서 우스꽝스럽다. 그런 부분이 읽는 아이들에게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만든 요소 같다. 새로운 시도는 늘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고민도 느껴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