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생각해봅시다

'인지도·지원율 상승 일석이조'…대학가 스타교수 대세

'인지도·지원율 상승 일석이조'…대학가 스타교수 대세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최근 '스타교수'로 인지도를 높이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의 주요 대학보다는 비교적 덜 알려진 대학들이 스타교수 초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학의 인지도는 물론 지원율 상승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호원대 박칼린 교수(방송연예학)와 인제대 이만기 교수(사회체육학)는 학교내에서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스타다.

이들은 방송 출연으로 개인은 물론 소속 대학의 인지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KBS '해피선데이'에 출연한 것이 화제가 됐다.

박 교수는 '남자의 자격'에 출연해 큰 인기를 누렸다. 독특한 배경과 카리스마로 대중에게 어필한 탓이다. 호원대의 대외 평판도 상승했다. 그가 가르치는 방송연예학부 뮤지컬전공의 지원율도 역시 올해 3배가량 올랐다.

이 교수는 '1박2일' 출연해 강호동과의 씨름 재대결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 때문에 방송 섭외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기존의 천하장사의 이미지보다는 지금은 인제대 교수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인제대도 올해 정시모집에서 6.03대 1로 부산·경남 지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책을 펴내 관심을 끄는 교수들도 있다. 이들 교수의 유명세에 따라 소속 대학도 함께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시각디자인학)는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의 저자로 유명하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어른들도 함께 읽는 국민교양만화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덕성여대 창립 90주년 기념 스케치대회도 이 교수의 이름으로 열렸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신문방송학)는 다량의 저술 작업으로 유명하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현존 인물의 실명을 거론하는 '실명 비판' 문화를 주도했다. 덕분에 최근에도 신간이 나올 때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다. 이러한 인지도 탓인지 강 교수의 수업은 늘 많은 학생들로 몰린다.

언론에 자주 이름을 오르내리는 교수들도 있다. 이들도 나름 소속 대학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세종대 호사카 유지 교수(교양학)는 독도 문제에 관해서는 전문가다. 독도 문제가 불거지면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다. 그는 일본인 출신 귀화 한국인이다. 그러나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항상 주장한다. 최근에는 가수 김장훈과 함께 독도 문제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상명대 박거용 교수(영어교육)는 고등교육 관련 내용을 기사화할 때 자주 찾는 전문가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장으로 1기 사학분쟁조정위원을 지내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지녔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사회학)도 언론이 자주 찾는 교수다. 진보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김 교수는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전망과 해석을 날카롭게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강단에 서는 연예인 출신 교수도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방송·연예 관련 학과에서 수요가 많다. 전공 특성상 학력보다는 풍부한 현장 경험과 타고난 능력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인혜는 교과부 대학학력 학점인정 교육기관 한국방송예술진흥원(www.kbatv.org)의 방송연예탤런트학부 전임교수다. 임용 당시 '최연소 연예인 교수'로 주목받았다. 가수 인순이는 실용음악학부에, 가수 송대관은 트로트학부에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개그맨 이봉원은 개그연예학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이순재는 1998년부터 세종대에서 영화예술학과 석좌교수를 지내고 있다. 배종옥도 중앙대 연극영화학부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같은 학과 전임교수로 연출, 연극제작을 지도하고 있으며 장미희는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에서 연기 이론과 실무를 지도하고 있다.

개그맨도 교수 대열에 합류했다. 김병만백제예술대 방송연예과에서 남희석은 대경대에서 방송MC과에서 각각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유명인을 교수로 초빙하기 위해 대학측은 새로운 학과·학부를 신설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성신여대다. 성신여대는 손석희 아나운서를 교수로 초빙하기 위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신설했다.

손 교수는 MBC에서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며 곧바로 정교수와 학부장 자리를 보장받았다. 투자 대비 효과는 만족스럽다는게 학교측의 반응이다. 성신여대 교수란 타이틀을 걸고 활동하는것 만으로도 학교 이미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중과 친숙한 인물이나 연예인들을 교수로 초빙함으로써 대학 인지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며 "또한 대학보다는 이들 교수를 보고 지원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mkba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