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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석달 만에 ‘4대강’ 다시 캐는 PD수첩

석달 만에 ‘4대강’ 다시 캐는 PD수첩

퇴적토 오염 지적… 방문진·김재철 신임사장 반응 주목

경향신문 | 강진구 기자 | 입력 2010.03.16 17:48 | 수정 2010.03.16 23:14 

4대강 사업에 대한 방송사들의 무기력한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눈엣가시'가 된 MBC < pd첩 > 이 또다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건드리고 나서 주목된다.

< pd첩 > 은 16일 '4대강 사업 중간점검-낙동강 기로에 서다'편을 통해 경남 함안보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퇴적토의 오염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 pd첩 > 팀은 지난 1월 말 퇴적토에서 기준치의 20.7배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발견된 후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함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 pd첩 > 의 4대강 기획은 지난해 12월1일 '4대강과 민생예산'편이 방영된 후 3개월 만이다.

당시 < pd첩 > 의 보도는 보수 시민단체로부터 '불공정 방송'을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에 민원이 제기돼 지난 1월27일 제재(권고)결정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 pd첩 > 제작팀은 이번 기획에서 방통심의위에 또다시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정부의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등 객관성에 초점을 맞춘 흔적이 역력했다. 분량도 지난번보다 대폭 줄여 10분짜리로 기획했다.

그럼에도 이번 4대강 방영이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경영진 개편 이후 MBC의 비판적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손보기'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 pd첩 > 팀이 몸을 움츠리기보다 정권에 불편한 이슈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데 있다.

특히 < pd첩 > 을 MBC의 대표적인 편파·불공정 방송으로 규정해온 방송문화진흥회와 노조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신임 김재철 사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전성관 PD는 "10분 분량에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모두 담기는 어려워 함안보 현장 중심으로 양측의 대립된 주장을 공정하게 담기 위해 노력했다"며 "회사가 엄중한 상황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묻혀 지나가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 강진구 기자 kangjk@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