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페샬'을 보았다. 주인공은 공옥진 여사였다. 일흔이 넘으셨다. 영광군에서 지원하는 노인연금 45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단다. 그도 그럴 것이 공옥진의 '창무극'을 무형문화재로 신청을 십년 전에 했단다. 조사자 의견서에도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 잘난 심사위원들이 부결을 시켰단다. 민속극에 대해서 전무한 이들도 들어가 있는 흔하디 흔한 이름뿐인 심사위원회들이 말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공옥진이 생계 때문에 시장 저자거리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던 것이라서 천하고 속하여서 우리 민속의 전통성을 해치고 연이어 온 원조가 없는 창작극이어서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줄 수 없다는 거다.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지 않으면 후배 양성하기가 어렵고, 그러면 맥이 끊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들에게는 '병신춤'으로 더 잘 알려진 공옥진여사다. 요즘은 무형문화재가 아니면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없단다. 그나마 있던 대여섯명의 제자들도 다 떠나고 없었다.
그런데 풀이 우거진 흉가같은 집에 그 잘난 문화부장관이 찾아온다고 하니 뜰안이 아주 말끔하게 정리정돈이 되어 있어서 어리둥절하게 했다. 장관의 행차는 아직도 이런 힘이 있는거구나 싶었다. 그러니 그 권력을 좇아 부나비처럼 덤벼드는 거지. 또는 줄 하나 잡으려고 애를 쓰는 거겠지. 그런데 방송되어 나온 그 장관놈의 말뽄새가 참 귀에 거슬렸다. 오만하고 방자하기 이를 데가 없다. 대선배에게 반말하듯이 하는 데가 어디 있는가. 배워먹은 것이 저 정도인 인간이 한 나라의 문화를 좌지우지하는 장관자리에 앉아 있으니 딱할 노릇이다. 영 듣기 거북하고 저것이 도대체 어쩌자는 인간인지 싶었다. 무형문화재 지정을 해준다는 소리는 하지 않아도 좋다. 위에 가서 의논한다더니 고작 등록문화재로 논의가 되고 있단다. 도청에서 말이다. 참으로 웃기는 소리다. 안되면 말 일이지 무슨 장난을 그렇게 치냐 싶다. 중풍이 와서 입도 돌아갔다. 겨우 움직이는 몸뚱어리가 그래도 노래하는 자리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듯 하다.
어줍잖은 전통 운운하지 말고 전통을 보다 승화시켜 창작과 접목시킨 '창무극'을 무형문화재로 반드시 빨리 지정이 되어야 한다. 이러다가 돌아가시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텐데 하는 걱정하는 마음이 더 크다. 마지막 춤사위가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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