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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생각해봅시다

대전시 여성계, 시의원들에게 식사자리 요구

대전시 여성계, 시의원들에게 식사자리 요구
모임 참석 인사 "잘못인 줄 몰랐다" 황당 답변
09.06.17 15:42 ㅣ최종 업데이트 09.06.17 16:36 김기석 (msay27)

대전시의회 의원 중 일부가 여성단체 전·현직 회장으로 구성된 목련회 정례회에 나가 식사를 대접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모임 회원이 시의원들에게 먼저 식사자리를 요구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목련회에는 대전에서 내로라하는 여성단체 구성원이 망라돼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지도층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져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와 관계자 일부는 "이 모임에서 나오라고 하는데 못 나간다고 할 정치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이들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모임 멤버인 전 회장 A씨는 17일 오후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모임을 시작한지 1년이 됐는데, 매월 1일에 하는 월례회에 나가보면 대전지역 정치인들이 와서 밥도 사고 인사도 하고 갔다"고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식사자리를 주선한 K 전 시의원이 인간관계가 좋은지 매번 대전시의회 의원들이 모임에 나와 밥을 사곤 했다"며 "모임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었다"고 밝혔다.

 

모임 회장인 J씨는 모임의 결성 배경과 관련, "지난해 6월 박성효 대전시장이 저상버스 시범을 보일 때 초대해 식사를 대접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 초대받았던 여성계 인사들이 '자주 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어 그해 7월부터 매월 1일에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시의원과 대전지역 유력 여성단체의 전·현직 회장인 이들이 보인 반응은 취재 기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전주부교실의 S 회장은 "잘못인 줄 몰랐다. 선거 1년 전에만 문제가 되는 줄 알았다"고 한 뒤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선관위도 잘못"이라며 선관위에 책임을 돌렸다.

 

여성유권자대전연맹 전 회장을 역임한 J씨는 "전혀 의도된 것도 아니고 무심코 이뤄진 일이며, 어떤 생각이 있거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한 일은 아니다"며 "(정치인으로부터 식사를 대접 받는 게) 선거 1년 전에만 문제가 되는 줄 알았다"고 말해 유권자를 무색케 했다.

 

선관위의 서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B 의원은 "여성단체협의회 회장들이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에 (시의원 등 정치인들을) 돌아가면서 불러내 식사를 한 것 같다"며 "유권자가 아니라 사회단체장이라고 생각하고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의회 C 부의장은 취재 과정 중 선관위에서 조사 받은 사실이 없다며 관련 사실을 극구 부인했지만, 선관위 관계자는 "외국에 체류 중이었고 18일 귀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귀국 여부를 확인한 뒤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 사건은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K 전 시의원이 귀국해야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목련회 멤버들이 전·현직 회장으로 몸담았던 단체는 다음과 같다 ▲ 대전주부교실 ▲ 대전약사회 ▲ 대전간호사회 ▲ 여성유권자대전연맹 ▲ 대한어머니회 ▲ 한국부인회 ▲ 한국여성지도자연합 ▲ 고향을생각하는주부들의모임 ▲ 대전새마을부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