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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학년 1반

졸업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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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으려고 아이들에게 동영상 보여줄 때도 딴 일만 했다. 아이들 상장 챙기고, 통지표 챙기고, 문집 챙기고, 졸업장 챙기고 이러면서 바쁜 척하면서 넘겼다. 졸업식도 무리없이 넘겼다. 그런데 다시 학급에 와서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보낼 때 눈물을 쏟고 말았다.

사실 울지 않으려고 유림이에게 전체 인사를 시켜서 가라고 내보냈는데 아이들이 가지 않고 와서 인사하고 안기면서 일이 났다. 아이들 안아주면서 부탁의 말을 하면서 그 어쩔 수 없는 울렁임이 결국 눈물로 번졌다. 어머니들도 우시고, 아버님들도 눈물이 글썽이신 분이 계셨다. 주체를 못해서 흐느낄까봐 그것만이라도 참아보려고 입술을 얼마나 깨물었던가. 아무도 못 가고 가던 아이들도 되돌아와 가슴에 안길 때 또는 나를 안아줄 때 고맙고 미안하고 섭섭하고 행복했다. 결국 내가 진정을 하고 수습이 된 뒤에야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자리를 떴다. 그리고 앉아서 정리할 시간도 주지 않고 동학년끼리 점심 식사가 '동방명주'에 가서 사천탕밥과 새우 볶은밥, 잡탕밥을 시켰고, 양장피와 탕수육을 시켰더니 깔끔하고 맛이 있었다. 남기지도 않았다. 아주 국물이 시원하고 매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았다. 바람이 몹시 불어 추웠다.

눈물을 흘려서 그런지 몹시 피곤했다. 선물로 받은 꽃다발이 너무 많아서 나눠주고, 선물도 다 들고 오지 못할 정도였다. 선물 중에 예인이가 손수 구운 쿠키와 수련이의 쵸콜릿, 지은이의 사과가 너무 고맙고 소중하다. 그리고 어려운 형편에 내 건강 생각해서 선물해준 우리 반 이쁜이, 안아줄 때도 좀 뻐겼던 영규의 선물 등이 마음에 남는다. 선물 받을 만큼 내가 잘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주고 남은 꽃다발을 가져와서 꽃꽂이를 했다. 막내가 화사하다고 좋아했다. 기념으로 사진으로 찍어서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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