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과 12일 사측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 등 YTN 조합원 12명은 경찰소환에 앞서, 25일 오후 1시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집단 연가투쟁’ 중인 조합원들과 시민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70일 간 언론인의 양심으로나 법적으로나 인정할 수 없는 낙하산 사장 출근저지 과정을 돌이켜 볼 때, 한 순간도 부끄럽지 않았다”며 “반면 30년 간 언론인으로 살았다는 구본홍씨는 순수하게 투쟁해온 언론계 후배 12명을 ‘업무방해’라는 미명으로 사정기관에 세웠다”고 비판했다.
|
|
|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
|
|
이들은 이어 “이를 통해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정권이 달가워하지 않았던 ‘돌발영상’을 탄압하려는 의지가 명백히 드러났다”며 “도도한 언론 민주화 역사는 구본홍 씨와 그에 부역한 인사들을 죄인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본홍 사장 업무 보호 가치 없다
이들은 또 “업무방해 죄는 ‘보호가치가 있는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만 적용가능한데, 구본홍 씨는 사장선출을 위한 ‘주총’과정에서 심각한 하자가 있었기에, 적법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적법한 권한이 없는 사람의 업무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번 경찰 조사가 YTN을 장악하고 마음대로 방송을 주무르려는 추악한 세력의 음모를 하나하나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YTN 노조 12인은, 경찰이 공정하고 겸허한 자세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하며, 당당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YTN 노종면 위원장은 “저희는 정의를 굳게 믿고 정의를 밝히기 위해 여기에 왔다”며 “경찰이 공정한 조사를 한다면 저희의 적법성과 정당성이 입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
|
▲경찰에 출두하는 YTN 조합원 12명이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
|
|
노 위원장은 이어 “지난 10일 남대문 경찰서장이 예고 없이 YTN을 출현했고, ‘불법행위를 확인하겠다’는 망언까지 했는데, 남대문서가 공정한 조사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조사를 받기에 앞서 남대문 경찰서장을 면담하겠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또 “한편, 사측은 경찰에 출석하는 12명의 ‘인사위’ 출석시간을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에 잡아놓았다”며 “사측이 오늘 기자회견과 경찰소환이 있음을 알고도 이렇게 한 것은, 인사위 참석을 못하게 해 소명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돌발영상' 최초로 불방 사태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은 “오늘 2시 40분에 ‘돌발영상’이 방송될 예정이었는데, 불방 되었다”며 “아침 일찍부터 돌발영상 팀원들이 아이템을 선정하고 제작에 들어갔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오전 11시경 사측에 불방을 통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임 팀장은 이어 “팀원 3명 중 2명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아야 하고, ‘인사위’에도 출석해야 하는 상황에서 도무지 방송을 만들 여력이 되지 않았다”며 “사측과 경찰의 무책임한 조치가 ‘돌발영상’ 최초의 불방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
|
|
▲YTN 조합원 12명이 남대문 경찰서에 들어가자, 동료조합원들과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
|
|
현덕수 YTN 노조 전 위원장은 “저를 포함해 12명의 현직 언론인들이 경찰조사를 받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인 것 같다”며 “이것은 ‘언론의 자유’가 이명박 정부 들어 얼마나 위협을 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 격려
현 전 위원장은 “특정 대선캠프 출신이고 합법적인 주총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언론사 사장으로 일하는 게 상식적인지, 아니면 이런 사람의 업무를 저지하는 게 상식적인지 경찰은 잘 판단하라”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12명은 함께 나온 조합원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 2시 남대문경찰서 2층 지능계로 향했다. 조합원들과 시민들은 경찰서 계단 주변에 모여 “파이팅 힘내세요”, “꼭 승리하세요’ 등을 외치며 이들을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