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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동무 씨동무

리버보이

검색을 했더니 아주 여러가지 책들이 같은 이름으로 열 권도 넘었다. 100쇄 특집본이 나올 정도라니 싶었고, 우리 씨동무들이 선정한 책이라서 다시 읽었다. 아주 예전에 읽었던 기억은 있는데 100쇄 인쇄까지 된 줄은 몰랐다. 일단 100쇄 인쇄본은 절판이라서 집 책꽂이를 뒤졌더니 안보여서 다시 전자책으로 읽었다. 

내면 묘사가 아주 뛰어나다는 점, 화가 할아버지, 제스, 리버보이가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아주 단순한 사건을 그림과 할아버지가 살던 고향 동네 강과 이제 인생을 헤쳐나갈 제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캐릭터가 살아있고, 내면묘사가 치밀해서 제스로 쉽게 몰입할 수 있을 정도로 고민의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그리고 있어서 이런 부분은 지금의 청소년 소설과 격이 다른 지점이기도 하다. 

스스로 제스가 되어보는 것, 할아버지 죽음을 직감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절망감, 리버보이는 할아버지 영혼이자 제스의 인생을 함께할 길잡이이고 안내자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히려 미래에 발걸음을 뗄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소설은 이렇게 쓰는거야 식의 모법답안처럼 생각되었다. 다시 읽으니까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데, 유령 산장 기분, 강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부분, 할아버지 유골을 폭포 아래로 떠나보내며 멈칫 거렸던 점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다시 시작하는 제스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따뜻한 백인 중산층의 이야기라서 생활고에 따른 고통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말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삶의 원초적 힘이라는 것을 작가는 작품으로 웅변하고 있다. 

전자책이라서 눈이 무척 피곤했다. 우리 씨동무들은 어떻게 읽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