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하다. 개선할 방법이 없다" 용산-사법파동-자살은 같은 뿌리 | ||||||
진중권 "공적조직의 사유화…조문 가라앉으면 보복 시작할 것" |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27일, 진보신당 게시판을 통해 “용산 철거민 참사, 사법파동, 그리고 검찰의 과잉수사로 인한 전직 대통령의 자살은 동일한 사안의 세 얼굴”이라며 “경찰, 검찰, 사법이 독립성을 잃고 이명박의 정권유지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 *
"지난 4월에 <법률신문>이 변호사, 법학교수 등 법률가 2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여정부와 비교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가 후퇴했다는 응답이 58.5%였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45.6%가 퇴보할 것이라고, 34.8%가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10명 중 8명이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법치를 강조하는 정권에서 법치가 후퇴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법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법치는 후퇴했다는 것은, 한 마디로 난무하는 그 법이 사실상 권력의 칼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이와 관련하여 2009년 들어와 터진 사건들이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보지요. 몇 달 전 용산 철거민 참사로 인해 김석기 경찰총장이 사퇴를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집회에 관한 재판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이른바 사법파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검찰의 과잉수사로 전직 대통령이 자살을 하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사실 이는 동일한 사안의 세 얼굴입니다. 경찰, 검찰, 사법이 독립성을 잃고 이명박의 정권유지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사안의 처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김석기 경찰총장은 용산참사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은 채 어영부영 사퇴했고, 신영철 대법관은 판사 회의가 줄줄이 열려도 아직까지 사퇴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아직까지 공정하고 엄격하게 수사를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총장은 이미 사퇴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나, 그가 사퇴를 한다 해도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은 채 그냥 민심에 밀려 억울하게 사퇴한다는 식으로 끝낼 공산이 큽니다. 국세청이 정권 바깥을 향해 휘두르는 칼이라면, 정부 산하기관 내의 '좌파척결'을 하는 데에는 역시 감사가 제 격이지요. 작년과 올해, 문화계 인사들을 잡을 때는 이 감사라는 칼을 요긴하게 활용한 바 있습니다.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황당한 사건들, 혹은 참혹한 사건들은 이 공적인 기관들이 대통령의 손에 사유화한 데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우리를 막막하게 하는 것은, 저 말도 안 통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이 상태를 개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저 분노를 일시적으로 표출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분노를 차분하고 냉정하나 지속적인 참여의 의식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뭐 대충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권은 정상이 아니거든요. 이번에도 잠시 숨죽이고 있다가 조문의 물결이 가라앉으면, 변함없이 그 짓을 계속 할 것이며, 심지어 보복과 응징에 나설 게 뻔하거든요. '힘이 곧 정의'라 믿는 사람들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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