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 황매화
동학사 다녀오면서 황매화가 가득할 갑사를 가자고 약속했었다.
큰애 식구들이 왔는데 국립공원에는 반려동물이 들어올 수 없단다. 해서 아래에서 놀다가 돌아와서 황매화가 그득한 곳을 본 기억에 길을 나섰다.
그 황매화가 가득하다 못해 지천이었던 곳은 공사를 한다고 야단이다. 한쪽을 모두 다 막아놓아서 볼품이 없었다. 갑사 입구에 들어서니 군데 군데 무더기로 심어놓은 곳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초파일이 다가와서 그런지 연등이 어마무시했다. 알록달록 예쁘기도 하지만 저렇게 대규모로 달려 있으니 그악스럽게 느껴졌다. 소원성취, 나만을 위한, 우리 가족만을 위한 비원. 별로 마음에 담기지 않았다.
대웅전 뒷마당에 있었던 빨간 매화가 이색적이어서 찍었다. 대웅전에 7불상도 이색스러웠다. 불상과 불상 사이에 있는 여래상이 마치 본존불을 옆에서 시중들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새로 단 탱화가 생경스러웠다.
월요일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템플스테이를 위한 공사들로 너무 시끄러웠다. 고즈넉함은 입구에서만 느낄 수 있었다. 그냥 손대지 말고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면 좋으련만, 왜 저리 산을 깎고 언덕을 다지고 냇물을 틀어서 꾸미려고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것도 산사에서 말이다.
템플스테이로 불교가 활성화가 될까? 힐링하는 찰라에 머물 뿐이지 않을까? 불교 사상이나 불교에 종교성을 더하려면 일단 세금부터 내고, 종단 부패가 생기지 않도록 청렴해야 하며, 반듯한 자기 수양을 하는 스님들이 더 많아지고, 종단을 이끌기 전에는 어림없다는 생각이다. 부처는 자기 마음 속에 있다. 갈고 닦는 일만 남은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