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학년 3반

대전비엔날레를 다녀오다

연둣빛 초록(초록샘) 2020. 10. 8. 20:20

날이 좋았다. 코로나 때문에 추진 자체가 될 수 있을까 의문을 두어서 큰 그림만 두고 어설픈 계획만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런데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추진을 시작해서 일주일도 안 된 시간에 매주 프로그램을 모두 채웠다. 모든 공공 장소는 예약제여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갈 수 없다. 이렇게라도 공공박물관, 미술관, 곤충관, 열대식물원, 천연기념박물관 등은 운영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가 무섭다고 무조건 가장 먼저 닫으면 안되는 곳이 공공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철저하게 예약제와 시간제로 운영을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복이 많아서인지 아무튼 신청한 날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저학년 아이들은 시내버스를 태울 수 없다. 서있지 못해서 위험하기 때문에 대부분 도우미 학부모가 필요했고 택시 동승으로 학급 체험학습을 다녀오곤 했다. 가능하면 그 택시비도 모두 교사가 지급하였다. 아주 극성스럽게 학급체험학습을 반대하는 관리자 때문이었다. 

606번 버스를 20여분 기다려서 타고 갔다. 아이들은 올해 첫 체험학습이라 아주 들떠 있었다. 비용은 학교에서 지원하는 것과 교사가 지원하는 것으로 운영을 하는데 학교 돈을 쓰는 부분에서 여러가지가 아주 복잡했다. 학교법인 카드를 써야하고 버스비는 현금으로 받아서 아이들마다 확인 싸인을 해서 제출해야 했다. 교사들이 하는 일처럼 투명하게 모든 관청에서 진행이 되고 있을까? 가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법인카드로 하다보니 지원 숫자가 달라져서 단체요금이 적용되지 않았다. 해서 아주 번거롭게 영수증 처리를 위해서 개인요금으로 산정이 되어서 예산 금액과 차이가 났다. 행정실장이 품의서 금액보다 적으면 괜찮은데 많아지면 품의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해서 확인해보니 예산을 넘지는 않았다. 이런 실무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하고 소감을 느낀 것을 나누고 감상지도를 하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렵다. 이런 것 도와주라고 행정실이 생긴 것인데 대부분 교사들이 품의서 올려야 하고 행정 집행을 하는 부분이 늘 서투르고 힘이 든다. 아주 간단한 것도 못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백남준 작품의 비디어 아트 <거북선>을 보고 전기를 들어오게 하지 않으니 처음에는 덤덤하다가 나중에 전기불이 켜지고 비디오들이 작동을 하자 감탄을 했다. 

이번 대전비엔날레 주제는 AI와 예술과의 접목이라는 큰 주제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6개국 17명의 작가의 작품인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유리창을 깨면서 내는 소리와 철거된 지역을 페인트로 창문도 그려주고 주택을 보수하는 작품이 마주 보고 있는 공간이었다. 다르면서도 같은 평화와 인간성 회복을 보여주는 시도는 참신했다. 

좀 아쉬운 것은 3D와 인공 지능을 결합하여 예술이 접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부분에 대한 해설과 작품을 제대로 알 수가 없었던 점이다. 

평일 오후여서 우리 말고는 서너 명의 관람객이 있을 뿐이어서 아주 느긋하게 편안하게 전 작품을 보는데 2시간 가까이 감상할 수 있었다. 관람이 끝나고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사서 거리유지를 멀게 하고 야외에 나와서 먹으면서 관람 소감을 개인별로 발표했고 그것을 동영상으로 찍어 개인별로 보냈다. 많이 본 아이는 많이 보고 느꼈고, 처음 본 아이는 그 만큼 보고 느낀다는 것을 또 알게 되었다. 

 

아이들 소감을 싣는다. 

최00- 오늘 미술관을 가서 엄청 재미있었고 로봇이란 주제가 새로웠고 로봇으로 예술을 한다는 게 신비로웠습니다

전00-오늘 미술관에 신기한 그림과 기계가 많이 있어서 신기했다

곽00-오늘 미술관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놀면서 사진도 보고 동영상도 보고 친구들 손과 내 손에 세포도 보아서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다음에도 가는 게 너무 기대가 된다

이00-선생님을 따라서 예술 작품을 보았는데 기괴해서 '이게 무슨 예술이야?' 하고 생각했는데 계속 보게 됐고 여러 작가들이 한 사람을 다양하게 그려서 '아....한명의 사람을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고 저는 가장 가운데 그림이 외로운 것 같으면서도 씨앗을 할 때 읽었던 <<아몬드>>책이 생각나서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나무 그림을 보고 '그냥 그림인데?' 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실제 숲을 본 뜬 거여서 영화 같은 것을 만들 때 이 기술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걸어다닐 때 발톱이 너무 아파서 다음에는 편한 신발을 신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00-집에와서 다리가 많이 아팠지만 그래도 뜻 깊은 시간이였고, 다음에는 조금도 큰 가방과 물을 챙겨야겠다. 그리고 나중에 가족들이랑 와서 조금 여유있게 생각해보고 싶다.

김00-대전시립미술관 가장 처음에 있는 거북선을 텔레비전으로  만든다는 게 놀라웠고 두 번째 네 개의 작품 중 처음 작품이 재미있었고 네 번째 작품이 조금 무서웠다. 그리고 세포를 볼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대전비엔날레를 한마디로 하면 신기한 곳이다.

김00-요즘 코로나로 인해 자주 밖에 못나왔고 미술관 박물관도 못 갔는데 이번 체험학습으로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해   즐거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