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초록(초록샘) 2020. 8. 10. 18:38

<<식스펙>>

이재문 (지은이)자음과모음2020-03-12

 

부산에서 태어났고, 부산교육대학교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했다. 동화 어린이 시장 돌프로 제2회 교보문고 동화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식스팩으로 제9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기도에 거주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표지가 너무 촌스럽다. 책 내용을 읽고 나면 왜 이런 그림인지 알겠는데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표지 일러스트가 한성이라는 사람인데 주인공을 드러내려고 했겠지만 조금 아쉽다.

 

목차를 보면 3월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4월 온기 속에 감춰진 잔인함/5월 가족의 의미/ 6월 어느새 여름 / 작가의 말로 구성이 되어 있다. 257쪽이다.

한 챕터에 서너개의 이야기가 복선을 깔고 배치되어 있다. 주인공 대한, 다문화 윤서, 식스펙으로 변신한 정빈, 리코더부 신입 재혁, 재혁을 괴롭히는 석주, 그리고 대한이네 가족이다.

배경도 학교 동아리실이고 리코더부와 철인스포츠부와의 영역 싸움이 주다. 246쪽 한 해가 지나고 다시 봄으로 장면이 바뀌면서 1인칭 화자 시점이 되어 궁금하냐고? 하면서 그간 있었던 일을 풀어내는 방식이 영 그렇다. 끝까지 밀고 나가서 마무리를 했으면 어떠했을까. 옛이야기도 아닌데 궁금해? 알려줄게 이런 방식은 소설 방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작법이라고 해야 할까? 마치 1930년대식 동화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궁금증을 모두 다 밝혀줘야 했을까. 독자에게 열린구조로 상상하게 했으면 안되었을까.

그리고 너무 교훈적이고 연애ᄒᆞ는 고등학생들이 착하다. 마치 6학년 같다. 너무 순진 무구한 주인공들의 집합이라서 이거 청소년 소설이고 작중 인물이 고 2 맞아? 싶었다. 여기에서 설득력을 잃으니 진행하는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남들의 편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고, 학교 폭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고, 민주적인 동아리실 운영을 말하고 있지만 윤서에 대한 짝사랑이 많은 이들에게 이해가 될는지 하는 부분과 꽂꽂이를 좋아하는 정빈이의 비밀은 설정 자체가 어색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식스펙을 만들기까지의 정빈이의 갈등과 고민이 없고 오로지 대한이의 생각에 멈춰있다보니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해야 얻을 수 있는 기회인지에 대한 진술이 없어서 더 실감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에 동아리실이 있고 정말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대한이 아버지의 과도한 책임감, 입양 과정에서의 가족 갈등도 신랄하지 않았다. 그래서 소설이 아니라 자꾸 동화같은 느낌을 주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