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학년 6반

학부모 초정 공개수업

연둣빛 초록(초록샘) 2011. 6. 4. 12:49

2011년 6월 4일 토요일 날씨 맑았다가 점점 흐려졌다.

 

체험학습신청으로 황서진과 김백선이 빠졌다. 학부모들이 대부분 부부가 다 오셨다. 교실과 복도에 거의 백여명이 북적거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반 아이들이 쫄았다. 평소 발표보다 더 못했다. 손조차 들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에고 싶었다. 00엄마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가셨다. 속상했다. 잘하는 녀석인데 요즘 좀 슬럼프처럼 보이고, 내가 요구하는 것이 너무 높아서 애가 지쳐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에 수위를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씀을 드렸음에도 속상하셨나 보다. 엄마 마음이야 다 같겠지.

 

걱정되는 두 아이가 오늘 멋지게 수업에 참여하고 발표를 하였다. 손뼉까지 마구 쳐주었다. 동화책을 읽어주고 내용파악하고, 곧바로 역할극을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머뭇거리고 못했다. 대본까지 마련해서 주고 비슷하게 만든 뒤 하라고 했으면 더 잘했을 것을. 아차 싶었다. 우리 아이들이 늘 역할극을 하는 거라서 잘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내가 더 당황했다. 예상을 하지 못한 것이다. 다음에는 이런 부분을 꼭 놓치지 않고 가야지. 다른 부분은 그렇게 못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너무 얼어 있던 것만 빼면. 그래서 내가 진땀을 뺐다.

 

그래도 못 오신 학부모가 계셨다. 그 아이는 얼마나 오늘 같은 날이 불행할까. 다들 자랑스럽게 부모님 앞에서 뽐내는데. 그게 마음에 쓰인다. 누구는 그래서 내내 엎드려 있었다. 내가 일어나라고 하자 마지못해서 일어났다. 내가 저 마음을 어찌 위로 해줄 수 있을까.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다.

발표를 시간이 부족해서 못한 승규, 태경, 예지 등이 뒷시간에 이어서 발표를 하였다. 저렇게 목소리도 크고 또렷한데 싶어서 아쉬웠다.

 

평소보다 잘 한 아이가 더 많았다. 그런데 평소에는 잘했는데 오늘은 잘 못한 아이도 의외로 많았다. 아이들다운 일인데, 후자는 좀 걸린다. 왜 그랬을까. 뭐가 원인이었을까.

 

즐거운 생활 수업 시간에 진무가 독창을 하였다. 음감이 꽤 정확한 편이다. 그래서 가능성을 믿는다. 목소리도 고와서 끝까지 불렀다. 다른 시간과 달리 7명 정도 독창을 시켰다.

 

마지막 시간에는 생일 잔치를 했다. 편지선물 대신에 동영상 편지로 대신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이들이 머뭇거린다. 인사가 천편일률적이다. 나도 아이들과 같이 꼿깔모자를 쓰고 돌아다녔다. 모처럼 케잌 귀퉁이를 남겨 먹었는데 너무 달아서 내게는 해가 될 것 같았다. 아이들 인사 중에 건강을 들먹이는 녀석들이 많았다. 원래는 5월 생일잔치인데 승현이 혼자 달랑이어서 8월까지 생각하니 다음 달에 7월과 8월 생일 잔치를 미리 해주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리하기로 했다.

승현이가 과자를 수북하게 사왔다. 별로 권하고 싶은 과자가 아니어서 머뭇거리다가 결국 나눠서 먹도록 했다. 그럴거였으면 빨리 결정을 하지. 어린 마음에 또 상처를 받았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 초정 공개 수업이 2교시라서 다음 시간 프로그램이 없으니 학부모들은 아쉬워 했다. 이럴 때 특강이나 다른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우리 반 같으면 댄스라도 했어야 했는데 수업을 진행하는 바람에 다들 우르르 가시면서 아쉬운 듯 하였다. 이런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

 

일단 끝났다. 2주 뒤에 있을 수업 준비를 다시 또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수업 설계를 치밀하게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