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학년 6반

세번째 모둠나들이

연둣빛 초록(초록샘) 2010. 6. 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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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금 실망을 했다. 아이들이 책 선정을 제대로 해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멀었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읽어주기를 날마다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제대로 읽은 책은 서른 권 안팎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자기 눈높이로 고르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한솔이는 가장 나중까지 책을 고르지 못해서 내가 몇 권 권한 책 중에서 한 권을 골랐다. 준영이도 여러번 다시 생각해보라고 권유하는 말을 들었고, 지원이도 마찬가지였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한 권씩 고르라고 하면 냉큼 골라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내가 읽어준 책을 골라와도 된다고 했음에도 <왜요?>를 고른 경현이 뿐이다. 벌써 두번째 나들이를 나온 경현, 근원, 준영 등은 재미가 없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다음에 또 모둠 나들이를 가게되면 세번째 가는 사람들은 빼놓고 진행하겠다니까 서운한 가 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 너무 형편이 맞지 않아서.

아이들은 신문을 통해서 이미 두 번 모둠 나들이 한 내용이 실렸기 때문에 생생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코스까지 다 알고 있어서 책읽기보다는 아이스크림과 샌드위치에 더 관심이 많았다. 지원이는 3시도 안되었는데 배가 고프단다. 빨리 먹었으면 하는 것이 훤히 보였다. 그리고 책을 사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가자마자 책을 고르겠단다. 컨디션이 안좋기도 했지만 책을 읽어주다가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중간에서 접었다. 워낙 중편이라서 다 읽어주려면 시간이 꽤 걸려서 재미나는 부분 앞에서 멈추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대신 <토끼 펑튀기>를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서점 주인 아저씨가 읽어주었다. 새로 나온 책인데 내용이 재미 있었다. 샌드위치를 기다리는 동안 각자 아이들에게 책 속표지에 기원의 말을 담아 적어주었다. 한솔이는 <  괴물들이 사는 나라  >준영이는 < 여우의 전화박스  > 경현<책을 먹는 아이>, 현정<꼴리잘린 생쥐>, 근원< 네가 있어 좋아 >, 지원은< 왜요?  >, 우영< 구름빵 >을 골랐다. 아이들은 진득하게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학습만화라고 이름불리워진 책들을 관심있게 읽어서 내 속을 태웠다. 처음부터 만화를 보는데 시간을 보내서 짜증이 났지만 참고 기다렸다. 그런 점이 아쉬웠다. 더구나 현정이는 다음날 자기가 책 읽어줄 시간을 달라고 책을 가져왔는데 시간이 없어서 읽어줄 시간을 주지 못했다. 첫 아이들 책 읽어준 것이 그렇게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나 보다. 조금 서운하겠지만 이번에는 이렇게 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날도 덥고 해서 아이들에게 팥빙수와 아이스크림을 선택하도록 했더니 현정, 지원, 준영,우영이만 팥빙수이고 나머지는 모두 아이스크림이었다. 그런데 양이 많아서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결국 우영이와 경현이가 남겼다. 배가 불렀다. 음식값이 처음으로 5만원을 넘었다. 책값은 그 보다 더 많았다. 십만원이 훨씬 넘었다. 아이들에게는 책보다는 코스대로 놀고 왔다는 것이 더 강할 듯 했다. 그래서 나는 점점 재미없고 시들해지고 의무감 같아서 매력이 떨어진다.

신간 그림책을 보았는데 마음에 끄는 것이 거의 없었다. 해서 <꼬마 니콜라>가 50주년이나 되었다고 정장본으로 나와 있어서 하나 기념으로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