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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18 홀대에 기념식 '반쪽으로 분리'

연둣빛 초록(초록샘) 2010. 5. 17. 22:40

정부 5·18 홀대에 기념식 '반쪽으로 분리'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7년 만에 반쪽으로 갈라졌다.

정부의 5·18민주화운동 홀대에 반발한 5월단체들이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국가보훈처 주관의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17일 밝혔다.

행사위원회는 "국가보훈처가 기념식 본 행사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를 결정해 이날 답변해 주기로 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기념식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행사위원회는 18일 오전 10시 망월동 구 묘역에서 5월단체 회원, 시민 등과 함께 별도의 기념식을 치를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국가보훈처는 최근 지난해에 이어 올해 3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않기로 결정해 5월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다.

특히 5월단체 등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데다 기념사도 총리 명의로 축소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가 5·18민주화운동을 홀대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행사위원회의 결정과는 별도로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5월 3단체장들은 정부 주관 기념식과 행사위원회 기념식 모두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5·18부상자회 신경진 회장은 "정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취소한 것은 5월정신과 맞지 않고, 행사위원회의 결정에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것으로 보여 양쪽 모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회원들은 자유 의사에 따라 참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5·18기념식을 주관한 것은 2004년부터로 5월단체가 불참하는 것은 7년 만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민들은 "화합과 상생을 모색해야 할 30주년 기념식이 반쪽으로 갈라져 안타깝다"며 "정부가 다른 국가기념일을 예우하는 것 만큼 5·18도 격을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회사원 박모씨(38)는 "5·18은 이념과 정치색을 떠나 한국 민주주의를 위한 보편적 가치임에도 일부 세력이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5월 정신 계승을 위해서는 5·18의 가치를 정부가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mdhnews@newsis.com

'5.18과 인연' 맺은 미국인 "광주에 묻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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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한 미국인이 자신이 죽으면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청원서를 우리 정부에 보냈는데요. 

5.18, 3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을 찾은 그를 남상석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미국 보스톤의 한 제약회사 부사장인 데이비드 돌린저 씨.

1978년부터 평화봉사단원으로 영암보건소에서 근무하다 80년 5월, 광주에서 당시의 참상과 진상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도청에서 시민군과 외신기사들 사이에서 통역을 해 주며 5.18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경악했고, 도청에서 만난 시민군들의 숭고한 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데이비드 돌린저/54세, 80년 광주민주화운동 참여 : 그(시민군)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너무 부당한 일이고, 자신은 아이들의 자유를 위해서 죽어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의회와 인권단체, 언론사 등에 증언록과 사진을 보내는 등 진상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해마다 5월이면 직장 동료들에게 한국음식을 대접하며 5.18의 의미를 알려왔습니다.

자신이 5.18을 통해 진정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죽어서 5.18 민주묘지에 묻히기를 원한다며 청원서를 제출했고 보훈처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30년 만에 다시 찾은 광주 시내는 몰라보게 변해있었지만 그의 30년전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데이비드 돌린저 : 도청 앞에서 매일 열렸던 시민궐기대회를 봤고,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목격했습니다.]

긴 세월 속에 잊혀가는 5.18을 우리가 잊으면 안되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극적인 역사를 잊어버리면 언젠가 다시 반복되기 때문에 역사를 망각하면 안 됩니다.]

(영상취재 : 제일)

남상석 ss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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