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주는 상에 대해서
2010.04.16
어린이날에는 어느 학교나 기념하여 상을 준다. 그런데 애매한 것이 모범어린이 상도 그렇지만 효행어린이 상은 더 더욱 그 근거가 희박하다. 대부분 담임이 판단하여 주거나 우리 반처럼 추천을 통해서 인기투표처럼 거수 투표를 해서 뽑는다. 이런 남감함을 해마다 겪는다. 개선의 여지는 정말 없을까. 어린이날이니까 시상을 해야 한다는 식상함도 문제이고,그냥 관행적으로 상을 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받는 아이들은 기쁘고 즐거울테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오히려 낭패감과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 표정에서 그것을 읽어내는 순간 나는 이렇게 말했다. " 애들아, 우리 반 대부분은 모두 모범어린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학교에서 학급에서 한 명만 뽑아달라고 해서 하는 것이니까 자기가 뽑히지 않았다고 해서 나는 모범어린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해. 왜냐하면 너희들 대부분은 모범생이거든. 나는 그렇게 생각해."라고 말해주자 환해지는 아이들 얼굴을 어른들은 알까. 차라리 이런 상은 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 반은 추천을 받아서 거수로 투표를 해서 뽑았다. 추천된 아이들은 다음과 같고 결과는 송예진으로 결정이 되었다. 늘 티내지 않고 열심히 하는 아이이다. 글도 잘 쓰고 생각도 깊은 편이나 친구관계는 넓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그 아이를 많은 아이들이 지지해주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 눈은 정확하다는 것을 다시 알 수 있었다. 내가 뽑은 것보다 백배 더 잘 뽑았다. 그리고 추천된 아이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하나 압권은 효행상이었다. 집에서 어찌하는지 알 게 뭔가. 아이들끼리 놀러갈 처지도 아니고 많이 교류도 하지 않는 요즘에 이런 상을 뽑아달라니 싶었다. 해서 모범과는 다르게 자신이 추천을 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기태 혼자만 자신을 추천하였다. 추천 내용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인사 잘하고 있으며 자기 전에는 부모님께 큰절로 안녕히 주무시라고 문안 인사까지 한다고 말했다. 속으로 웃음이 나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그리고 그 뒤로 추천이 더 들어왔다. 아이들은 그렇게 말한 윤기태를 뽑아주었다. 친한사람이라고 손을 들어주면 안된다고 거듭 이야기를 했더니 그런 결정은 줄어든 듯 했다. 자기 자신을 그렇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아이들은 높게 본 것이 아닐까. 그랬으면 싶었다.
모범어린이
임상균3 심승현8 김현정3 송예진11, 남경현7, 류시연5
효행어린이
김현정 4, 백지현3,김유민 1,윤기태 18,안진형2, 임채연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