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인터뷰] 재미 탐사보도 전문 블로거 안치용씨

연둣빛 초록(초록샘) 2010. 2. 22. 18:29

[인터뷰] 재미 탐사보도 전문 블로거 안치용씨

요즘 내 생각들 2010/02/21 23:23 정운현

지난해 한국사회를 뒤흔든 한 블로거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안치용. 그는 한국에서 기자생활을 한 전직 기자출신으로, 현재는 미국에 체류 중입니다. 그는 작년 8월부터 <SECRET OF KOREA>(http://andocu.tistory.com/)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인데요, 이 블로그 하나가 한국사회의 소위 ‘지도층 인사’들을 떨게 한 주인공인 셈입니다. 기자 출신인 그가 블로그를 시작한 동기를 물었더니 이런 답을 보내왔더군요.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제가 알고 있는 여러 가지 사실들을 보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블로그는 인쇄매체의 지면의 제한, 방송매체의 시간적 제한을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 매체입니다. 가능한 한 모든 자료의 원문을 널리 알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블로그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기자들이 주로 접하는 또는 기자들도 간접적으로 접하는 모든 문서의 원문을 공개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그 원문을 바탕으로 관심 있는 분들이 직접 그 의미를 해석하고 또 다른 원문을 찾는 징검다리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일들이 모이고 모여 좀 더 정의로운 사회,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재미 탐사보도 전문블로거 안치용씨


거두절미 하고, 그는 “좀 더 정의로운 사회,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자 출신 블로거들도 적잖습니다만, 이런 답을 받기는 쉽잖아 보입니다. 그의 건강성과 기자정신에 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특히 그는 온-오프를 넘나들며 각종 증거자료를 발굴, 공개해 기사의 정확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한국의 현직기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겨우 반년 밖에 안됐지만, 그의 블로그는 이미 제법 알려져 있습니다. 블로고스피어에선 무명거사인 그가 졸지에 유명인사가 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의 블로그는 뜯어보면 볼수록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기자들이 금기로 여기는 분야를 과감히 다루고 있다는 점인데요, 특히 그는 ‘죽은 권력’은 물론 ‘산 권력’에 대해서도 예외를 두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의 블로그의 카테고리 몇을 살펴보면,

우선 ‘의혹사건 진상보고’에서는 김대중 납치사건, 김형욱 실종사건, 동백림사건, 간첩단사건, 학원사찰, 정치사찰, 법조계사찰 등을 망라하고 있으며, 특히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사건에 대해서는 깊은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김 전 부장이 파리에서 한국으로 끌려와 박정희 권력에 의해 한국에서 피살됐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그간 제기된 여러 피살설 가운데 가장 유력한 설이기도 합니다.

‘미CIA 한국관련 보고서’
에서는 1961년 5.16 혁명직후, 1945년 전후, 1950년 한국전 전후,  1960년대 중반 이후, 1970년 이후, 1979년 박정희 시해사건, 1980년 신군부 등에 대해 다룰 모양인데요, 아직은 공개내용이 그리 많지는 않군요.

이어 박정희(4), 전두환(44), 노태우(8), 김대중(1), 노무현(10), 이명박(41) 등 전현직 역대 ‘대통령 친인척 관련’ 내용도 거침없이 다루고 있는데요, 이들 가운데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명박 현 대통령 관련 내용이 1, 2위를 차지하고 있군요. 앞서 언급한대로 그는 ‘죽은 권력’은 물론 ‘산 권력’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 검찰이 자성해야할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은 ‘고위공직자 관련 서류’인데요, 주로 해외부동산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김병국 전 고려대 교수를 비롯해 박태준 전 포철 회장, 이후락.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일가, 그리고 친일파 민영휘 등의 재산문제 역시 다루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앞으로도 더 많은 자료가 발굴, 공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끝으로, 국내 ‘재벌가의 해외부동산’ 소유실태에 대한 정보도 흥미롭습니다. 이번에 그가 자료를 공개하면서 밝혀진 것이지만, 미국은 부동산 거래 및 등기 관련 자료를 이렇게 공개하고 있더군요. 재벌들도 그런 것까지는 미처 몰랐던 모양입니다. 미국이 그런 점에서는 아주 투명한 국가 같습니다. 반면 미국에 부동산을 숨겨둔 재벌들로서는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일이겠죠.^^ 이밖에도 그의 블로그엔 흥미로운 내용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와의 인터뷰는 조금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질문도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 그가 바빠서 짬을 내기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질문지는 작년 연말에 갔는데, 답은 그제 도착했습니다. 그간 그는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주로 재조명해왔는데, 향후 관심 분야를 넓힌다면 어떤 분야를 다뤄볼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앞으로도 정재계의 부도덕한 행각을 밝히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답해 왔습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기자랄 수 있는 그의 앞길에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고 싶습니다.

글을 마치면서, 무려 30개의 질문에 대해 하나같이 성실히 답해준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인터뷰 내용은 저의 제2블로그인 <탐인 정운현의 역사와의 대화>에 실린 것을 아래 링크해 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 탐인 정운현의 역사와의 대화> : http://tami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