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00여명의 흥겨운 노래와 몸짓으로 9회 참교육실천대회의 막이 올랐다.
12일 오후 한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참교육실천대회 개회식 참가자들은 가벼운 율동으로 언 몸을 녹이기도 하고 교사 시국선언, 일제고사, 미래형 교육과정 등 지난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투쟁의 기억을 함께 나누며 대회의 열기를 이어갔다.
교육 위기를 참교육 실천의 기회로대회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전교조는 창립 이후 20년 동안 교과모임을 통해 수업을 바꾸고, 학급과 학교를 더불어 살아가는 배움의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실천을 계속해왔다”면서도 이명박 정부 이후 입시가 교육과정을 지배하고 허울뿐인 학교자율화로 교육주체인 교사가 대상화되고 있는 현실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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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실대회 개막식 전 참가자들이 몸풀기 노래와 율동을 하고 있다. 유영민 기자. |
하지만 정 위원장은 “위기는 기회”라면서 “학교 수업, 학생 지도, 민주적 학교운영,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지원 등 네 가지 영역을 바탕으로 한 참교육운동을 실천하고 우리 교육의 대안과 발전 전망을 연구하는 활동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금지된 선 넘는 교사, 세상 바꾸는 제자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한 김상곤 경기교육감을 대신해 축사를 전한 박경석 경기교육청 교육국장은 “상위 5% 아이들 뿐 아니라 나머지 95% 아이들까지 행복한 교육을 위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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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로 향한 참가자들의 시선. 유영민 기자. |
“피구를 하던 여학생들이 죽은 이유는? 금을 밟아서”라는 유머로 환영사를 시작한 최수일 한신대 총장은 “금을 밟거나 넘는 것은 중요한 일이며 상처를 수반한다. 금을 넘으려는 전교조는 계속 상처받고 있지만 이를 두려워하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며 전교조의 전진을 주문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최수일 총장은 또 “교육제도가 아무리 바뀌어도 교육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면서 “가르치는 이가 변하지 않으면 배우는 이도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이곳이 좋은 배움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경기교육청 및 한신대 관계자, 장혜옥 전교조 지도자문위원, 박영미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등 외빈이 참석했다.
지회사무실을 공부방으로여는마당에 이어‘배움과 나눔의 공동체'를 주제로 진행된 2부 문예 마당에서는 지회 사무실을 마을 공부방으로 내준 전교조 부산지부 초등북부지회 사례와 지역 공부방 아이들의 글을 노래로 만들어 함께 부른 전교조 인천지부와 지부 노래패 '파란'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만들어 공연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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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공부방 늘푸른교실 어린이들이 자신들이 쓴 글로 지은 노래를 부르자 교사들은 가장 많은 박수를 쳤다. 유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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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나무 도서관을 함께 만든 부산 초등북부지회 교사들의 깜짝 공연 역시 관객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유영민 기자. |
10년 전 지역 학부모들의 건의로 지회 사무실을 지역 공부방으로 내준 부산 초등북부지회는 지난 해 공간을 넓혀‘햇살나무도서관’이라는 마을 도서관을 만들었다. 지역 공부방 늘푸른 교실을 운영하던 인천지부 교사들도 노래패 ‘파란’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의 글에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고 문화 수업을 계속해 왔다.
공연 작품 말미에는 ‘늘푸른 교실’에서 노랫말을 쓰고 노래 부르기 수업을 계속한 인천의 아이들과 햇살나무 도서관을 만든 부산 초등북부지회 교사들이 깜짝 공연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문예 공연은 이번 참실대회의 주제인 ‘학교를 배움과 나눔의 공동체로’가 추구하는 바를 공연 자체로 보여준 것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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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을 마칠 무렵 참가자들은 모두 함께 한바탕 노래와 춤으로 어우러졌다. 유영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