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왕>은 세익스피어가 조연이지만 주인공 자아 속에서는 주연으로 자리매김하여 온전하게 내면이 성장하는 환타지풍 구조이다. '글로브'극장이라는 장소, 세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의 등장인물이 미국 연극 극단의 주인공들과 겹쳐진다는 것을 작품이 끝나갈 때 즈음이면 알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결국 세익스피어 이야기를 이렇게 주인공을 통해서 한 것이구나 무릎 칠 일이다. 아버지의 자살을 지켜본 천애 고아의 심리 극복을 연극을 통해서, 그것도 세익스피어와 함께 무대에 서면서 회복되어가는 묘사가 자연스럽고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저렇게 좀 더 따스하게 살펴주어야 하는 어른들의 손길들이 필요하다. 주인공 넷의 주변에는 고모, 세익스피어, 극단장 등 모두들 이 아이를 보살펴주고 어루만져주고 있어서 약간의 괴롭힘이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는 점도 크게 강조하고 싶었다.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미리 알아보면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엘리자베스 1세 때의 역사, 세익스피어에 대한 책이나 영화, 여름밤의 꿈 읽기 등을 하고 난 뒤 작품을 읽었을 때 훨씬 더 재미있다. 한 공간에서 시공간이 달라지면 똑같이 되풀이되는 사건들이지만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각자의 인물들이 개성을 가지고 살아 있고, 줄거리를 이끌어나가는 필력이 있어서다.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빨간목도리 3호> 이 책의 교훈은 학교폭력을 당하면 20여년이 지나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경고이다. 하지만 3장까지의 지루한 전개가 나는 참 힘들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궁금증보다 모호하니까 읽는데 방해가 되었다. 자기 상처를 바라보는데 20년이 걸린다는 부분은 학교폭력의 피해를 길이와 깊이로 보여준 것이지만 작품 속에서는 겨우 자신의 상처를 보기 시작했는데 황급하게 결말이 저팔계의 설명으로 마무리되었다. 설명보다는 사건으로 연계가 되어서 해결을 했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가지 걸리는 것은 학교폭력을 복수로 해결하려는 것처럼 다룬 것과 온전한 화해를 한 것도 아닌 것 같은 결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끝마무리를 휘리릭 해버린 탓에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제목에서도 보여주듯이 빨간목도리는 따뜻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목을 조를 수도 있는 상징으로 보였다. 작품 속에서도 목도리를 벗어놓고 간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면 이후부터 사건이 더 긴박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다. 성장기의 무조건으로 보호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성장을 막는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 보다는 중학생에게 알맞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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